구마모토 지진 이재민, 폭염 속 차량 생활…물·연료 부족에 온열질환 위험
핵심 요약
규모 7.1 지진으로 구마모토현 이재민 수천 명이 차량과 대피소에서 생활 중이다. 물 부족 7만9000가구, 대피소 9000명, 사망자 35명·부상자 96명으로 집계됐다. 폭염과 연료 부족으로 차량 내 에어컨 사용이 어려워 온열질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규슈 남부를 강타한 규모 7.1의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구마모토현 주민들이 폭염 속에서 차량과 대피소를 오가며 힘겨운 피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31일 현재 수천 명의 생존자가 대피소에 머물거나 차량에서 밤을 보내고 있으며, 단수와 연료 부족이 겹치면서 차량 내 에어컨 사용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마모토시 기온이 36도까지 오르면서 온열질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구마모토 당국에 따르면 7만9000가구 이상이 여전히 물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9000명 이상이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당국은 대피소 내 냉방을 위해 전력 공급 장치를 추가로 설치하고 있지만, 생활 기반 시설 복구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많은 주민이 여진 우려로 집을 떠나 차량에서 숙박하고 있지만, 연료 부족으로 에어컨을 계속 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정전으로 일부 주유소 운영이 중단됐고, 지진 피해로 다른 지역에서 들어오는 연료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피해가 컸던 구마모토현 히카와정에서는 많은 주민이 여진을 피해 공원과 관공서 주차장, 집 밖 등에 차량을 세워두고 밤을 보내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전체 4500채의 주택 가운데 800채 이상이 파손되거나 붕괴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진으로 집을 잃은 히로카즈 사토 씨는 아내와 세 자녀와 함께 임시 주택에 입주할 때까지 차량에서 지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언제 임시 주택에 들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낮과 밤 내내 에어컨을 켜야 하는데 연료가 소모된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으로 사망자는 35명으로 늘었고, 최소 96명이 다쳤다. 일본 당국은 붕괴된 건물과 시설을 중심으로 실종자 수색과 피해 복구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70대 주민 아야코 스도 씨는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당시에도 차량에서 2주간 생활한 경험을 언급하며 "차 안에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지쳤다"고 호소했다. 이번 지진의 여파로 생활 기반 시설 복구가 지연되면서 이재민들의 고통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