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마을 화재민 천막 거주 놓고 형사 갈등
핵심 요약
구룡마을 화재로 집을 잃고 천막에서 생활한 주민 3명이 SH의 고소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SH는 불법 점거와 업무방해를 주장하고, 주민들은 주거를 이어가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맞선다. 3천739세대 재개발이 추진되는 가운데 보상과 이주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 1월 화재로 집을 잃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주민 3명이 임시 천막을 설치해 생활하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의 고소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5월 SH가 제출한 고소장을 접수해 60대 남성 2명과 50대 남성 1명을 상대로 관련 경위를 조사해왔다.
SH는 이들이 화재 이후 천막을 설치하고도 퇴거하지 않은 행위를 불법적인 토지·시설 점거이자 공사 업무를 방해한 행위로 보고 있다. 주민 3명은 화재로 기존 거처가 사라진 상황에서도 주거와 일상생활을 이어가야 했기 때문에 천막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천막 거주를 둘러싼 양측의 판단이 형사 절차에서 맞선 셈이다.
강남 지역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구룡마을에서는 재개발에 따른 보상과 이주 방식을 놓고 주민들과 SH의 갈등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주민들은 재개발 사업과 최근 화재로 주거지를 잃었지만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고, SH가 제시한 보상 수준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SH는 소득에 따라 임대료를 60∼100% 감면하는 임시 공공주택 등 이주 방안을 여러 차례 제시했으나 주민들이 수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SH는 지난 4월에도 구룡마을에 남아 생활하는 가구를 상대로 건물을 비워 달라는 명도소송을 제기했다. 주민 측에서는 특별 분양권 부여와 임대료 전면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SH는 무허가 건축물 거주자에게 분양권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현재 구룡마을에는 3천739세대 규모의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재개발이 추진 중이어서, 화재민 수사와 별개로 보상·이주 문제를 둘러싼 분쟁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