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용인 반도체 일정 단축, 인프라가 관건
핵심 요약
정부가 광주 첫 팹의 2029년 1차 완공과 용인 전체 팹의 2033년 완공을 추진한다. 전력·용수 시설과 인허가 병목 해소가 두 사업의 일정 단축을 좌우한다. 용인의 조기 가동 과정은 광주 클러스터의 실현 가능성을 가늠할 시험대다.
정부가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팹 1차 완공 시점을 2029년으로 제시하며 광주 군공항 부지를 활용한 조성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시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팹 4기 전체 완공 목표도 기존 2045년에서 2033년으로 12년 앞당겼다. 두 사업의 일정 단축 여부는 정치적 시간표보다 전력·용수 공급망과 인허가 절차를 실제 공정에 맞춰 구축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
반도체 팹 건설에는 부지뿐 아니라 대규모 전력과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기반시설이 필요하다. 산업단지 지정, 각종 인허가와 환경 문제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 정부는 광주에 필요한 전력·용수 공급 구상을 내놓았지만, 관련 시설을 2029년 완공 목표에 맞춰 설치할 구체적인 공정표와 인허가 병목 해소 방안은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 군공항 부지가 대규모 국유지여서 토지 보상과 부지 확보에 유리하더라도 수년 안에 팹을 완성하는 일정은 촉박하다.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는 2019년 계획 공개 후 첫 팹 착공까지 토지 보상과 인허가, 전력·용수 확보 과정에서 6년이 걸렸다. 1기 팹은 지난해 2월 공사를 시작해 내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2기 팹에는 최근 35조원대 투자계획이 확정됐으며 착공 목표는 내년 7월이다. 3기와 4기 팹은 개별 착공 일정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최태원 SK 회장도 12년 단축이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고 전력·용수·인력 여건을 강조하며 현재 용인 사업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에서 추진하는 일정 압축의 실행 원칙은 이미 수백조원 규모의 투자가 진행 중인 용인에도 함께 적용될 필요가 있다. 정부 지원의 초점은 용인 2기 팹 착공 시기를 추가로 앞당길 수 있는지, 송전망과 용수시설의 공사 기간을 더 줄일 수 있는지에 맞춰질 전망이다. 광주와 용인은 경쟁 관계의 산업단지가 아니며, 용인에서 기반시설과 인허가 문제를 해결해 공장을 조기에 가동하는 과정은 광주 사업의 일정과 실현 가능성을 판단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