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둥어 빠진 주성치 신작, 홍콩서 엇갈린 기대
핵심 요약
주성치 감독의 신작 <쿵푸여자축구>가 광둥어 더빙 없이 13일 홍콩과 마카오에서 개봉한다. 중국 본토에서 22억위안의 수입을 올렸지만 광둥어권 관객들은 고유한 언어적 유머가 약해졌다고 아쉬워했다. 홍콩에서는 언어를 둘러싼 논쟁과 함께 <소림축구> 특별 상영 등 신작에 대한 기대도 이어지고 있다.
주성치 감독의 7년 만의 신작 <쿵푸여자축구>가 광둥어 더빙 없이 오는 13일 홍콩과 마카오에서 개봉한다. 주성치는 8일 홍콩 엘리펀트 극장에서 열린 시사회와 팬미팅에서 개봉일이 갑작스럽게 바뀌어 광둥어판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대신 홍콩 개봉작에만 자신이 직접 광둥어를 구사하는 인물로 카메오 출연한다고 밝혔다.
<쿵푸여자축구>는 2001년 흥행작 <소림축구>의 후속작 성격을 띤 코미디 영화다. 약체 여자 축구팀이 무술을 축구에 접목해 기적을 만드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달 11일 중국 본토에서 개봉한 뒤 수입 22억위안, 약 4603억원을 기록했다. 작품 속에는 한국의 이화여대를 연상시키는 ‘이화여자축구팀’이 외모에 집착하고 노골적인 반칙을 쓰는 모습으로 등장해 논란도 일었다.
홍콩과 중국 본토의 광둥어 사용 지역에서는 개봉 직후부터 더빙판 제작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광저우에서 영화를 관람한 블로거 라오리스는 광둥어 특유의 리듬과 말장난, 구어체 표현에 홍콩 배우들의 매력이 더해져 주성치식 웃음이 완성됐다고 평가했다. 대규모 본토 시장을 겨냥해 유명 배우와 보통화를 선택한 것은 상업적으로 자연스럽지만, 홍콩 서민의 삶을 현실적이면서 부조리하게 그리던 과거의 감각은 그립다고 짚었다.
광저우에 사는 30대 여성 페이는 같은 세대 광둥 지역 아이들의 유머 감각이 주성치 영화를 통해 형성됐다며 이번 작품에서는 웃어야 할 지점을 찾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보통화로는 등장인물의 성격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나왔다. 다만 홍콩에서는 <소림축구> 특별 상영이 이어지며 신작을 향한 기대도 남아 있다. 광둥어는 광둥성·광시성 동부와 홍콩·마카오 등에서 쓰이며 모어 사용자는 8000만명, 해외 화교를 포함하면 1억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홍콩의 실생활에서 널리 쓰이지만 공용어는 보통화와 영어로 지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