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AI·기후위험에 흔들리는 글로벌 공급망
핵심 요약
미국의 폴리실리콘 관세와 최저수입가격 도입으로 국내 태양광·반도체 기업이 영향 점검에 착수했다. AI의 화석연료 생산성 향상과 EU 포장재 규제 시행이 에너지·수출 공급망의 새로운 부담으로 떠올랐다. 루마니아의 수량 감소와 인도네시아 산불은 기후위험이 전력과 원자재 공급망을 동시에 흔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이 폴리실리콘과 관련 파생제품에 15% 관세와 ㎏당 21달러 수준의 최저수입가격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국내 태양광·반도체 업계가 대응에 들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삼성전자, 한화큐셀, OCI, SK실트론 등이 참여한 민관합동 대책회의를 열어 기업별 영향을 점검했다. 미국 현지 생산기반을 둔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원료 조달비와 원산지 기준에 따라 부담은 달라질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미국 생산업체를 보호하고 중국산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려는 정책의 일환이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모듈의 핵심 원료이면서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에도 쓰여 규제 여파가 두 산업에 걸쳐 나타날 수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AI가 석유·가스 생산성을 높여 연간 5억~18억t의 이산화탄소를 추가로 배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재생에너지에서 줄일 수 있는 배출량은 연간 최대 5억t으로 추산됐다.
화석연료 생산성이 1% 개선될 때 늘어나는 배출량을 상쇄하려면 재생에너지 생산성이 약 4~5% 높아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AI의 기후효과를 판단할 때 데이터센터 전력소비뿐 아니라 탐사·생산 효율 향상에 따른 간접 배출도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EU는 12일 새 포장재 규정을 적용해 식품접촉 포장재의 과불화화합물 함량을 제한하고 추적정보 제공을 의무화했다. 적용 대상은 EU 시장에 포장재나 포장 제품을 공급하는 제조·수입업체 등이다.
EU는 2018년 대비 포장폐기물을 2030년 5%, 2040년 15% 줄일 계획이며, 2030년부터 재활용 가능 포장재 사용과 일부 일회용품 제한, 빈 공간 축소, 재사용 확대를 단계적으로 강화한다. 식품·화장품·생활용품 수출기업의 소재 전환과 공급망 관리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루마니아에서는 다뉴브강 유량이 초당 1370㎥까지 떨어져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가 멈췄고, 마지막 가동 원자로인 2호기도 13일 계획정지 가능성이 제기됐다. 평소 전력의 약 20%를 담당하는 원전의 추가 정지는 공급과 가격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산림·토지화재 피해가 10만㏊를 넘어 6개 중점지역에 항공기와 인공강우가 투입됐다. 대기질 악화로 학교와 야외활동에 차질이 빚어졌으며, 장기화할 경우 팜유·펄프·제지·광물 생산지의 노동과 물류, 주변국 연무 확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