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성장 해법, 방문객 수 넘어 지출·체류로
핵심 요약
지난해 방한 외국인은 1천894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넘어섰지만 관광의 경제적 성과는 지출과 체류 기간에 따라 달라진다. 한국의 GDP 대비 관광 수출 비율을 일본 수준으로 높이려면 관광 수출을 55억6천만 달러 확대해야 한다. 방문객 수·지출·체류 기간을 함께 늘리고 고부가가치 소비와 관련 산업의 부가가치율을 높이는 정책 조합이 제시됐다.
한국 관광산업의 경제적 성과를 높이려면 외국인 방문객 유치뿐 아니라 체류 기간과 지출을 함께 늘리고, 소비가 국내 생산과 부가가치로 이어지도록 정책의 초점을 넓혀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방한 외국인은 약 1천894만 명으로 2019년의 종전 최고치 1천750만 명을 넘어섰지만, 방문객 수만으로는 관광산업의 실질적인 성장 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한국은행이 5일 제시한 분석에서 지난해 한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관광 수출 비율은 1.17%로, 일본의 1.45%에 못 미쳤다. 일본 수준에 도달하려면 관광 수출을 55억6천만 달러, 25.4% 확대해야 한다. 한 가지 변수만 조정할 경우 방한객은 2천375만 명으로 481만 명 늘리거나, 1인당 하루 평균 지출을 177.8달러에서 223.0달러로 높여야 한다. 평균 체류 기간만 늘린다면 6.5일에서 8.2일로 연장해야 한다.
일본은 2003년 관광 입국 정책을 본격화한 이후 관광산업의 규모 확대와 질적 고도화를 함께 이뤘다. 국내 관광수요 여건이 비슷한 일본의 사례를 적용하면 여러 정책 수단을 동시에 운용할 때 개별 목표의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체류 기간을 6.5일로 유지하더라도 방한객을 226만 명 추가 유치하고 하루 평균 지출을 21.3달러 늘리면 GDP 대비 관광 수출 비율을 일본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지출의 구성과 관련 산업의 부가가치율을 개선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의료·미용 등 고부가가치 분야의 지출 비중을 17.2%에서 35.0%로 확대하고 숙박·항공·음식점업의 부가가치율을 각각 10%포인트, 5%포인트, 8%포인트 높이면 국내 부가가치 유발액은 6조3천억 원에서 6조7천억 원으로 증가한다. 이는 방한객 32만 명을 더 유치한 것과 같은 효과다. 정선영 한국은행 아태경제팀장은 방문객 수에만 의존하면 인구 절반 수준의 관광객을 받아야 해 과잉관광과 물리적 부담이 생길 수 있다며, 관광 수출과 국내 부가가치 기여도를 공통 지표로 평가하고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