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교사 정일국, 일흔일곱에 시민기자로 새 출발
핵심 요약
과학교사로 살아온 정일국 씨가 일흔일곱 살에 시민기자로 새 출발했다. 첫 원고를 전면 수정한 뒤 채택됐고, 지난 3월부터 모두 일곱 편의 글을 선보였다. 여러 경험을 한 글에 담던 방식을 버리고 한 편에 하나의 이야기만 남기는 법을 익혔다.
평생 과학을 가르친 정일국 씨가 일흔일곱 살에 시민기자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정년퇴직 뒤 아프리카에서 해외 봉사활동을 하고 그 경험을 강의로 나눴으며, 세계 여러 지역을 배낭으로 여행한 그는 지난 3월부터 자신의 삶을 글로 풀어냈다. 아내와의 약속, 퇴직 후 만난 독자 등 서로 다른 주제를 담은 글을 포함해 지금까지 모두 일곱 편이 채택됐다.
첫 투고는 글쓰기에 활용하던 인공지능 제미나이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아내와 함께한 추억과 지나온 삶을 수필 형식으로 보냈지만, 3월 10일 노인복지관에서 점심을 먹고 귀가하던 길에 현재와 맞닿은 이야기로 다듬어야 한다는 안내 전화를 받았다. 정씨는 오후 2시께 집에 도착하자 가족사진과 아내의 사진을 곁에 두고 원고를 고쳤고, 잦은 오타에도 다음 날 새벽까지 쓰고 읽는 일을 거듭했다.
수정한 첫 글은 아내의 기일마다 여행길에 오르는 약속을 다룬 기사로 완성됐다. 원고에는 내용에 맞춘 새 제목이 붙었고, 사진이 없던 지면에는 배낭과 푸른 초원 그림이 더해졌다. 정년퇴직 뒤 자신의 이야기가 8천 명의 독자에게 닿은 과정을 쓴 두 번째 글도 채택됐다. 친구들은 과학교사였던 정씨가 기자가 됐다며 반겼지만, 이후 보낸 원고들은 연이어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씨는 탈락이 이어진 이유를 문장 표현이 아니라 글의 중심에서 찾았다. 한 편에 살아온 모든 일을 담으려 했던 방식을 버리고, 하나의 글에는 하나의 이야기만 남기기로 했다. 어깨를 다친 뒤 응급실 세 곳을 찾아다닌 경험, 아내를 떠나보내고 중앙아시아 초원을 걸은 시간, 일흔일곱에 AI 공부를 시작한 도전을 각각 독립된 글로 다시 구성했다. 늦게 시작한 기록은 이제 정씨가 오래 간직하고 싶은 또 하나의 이름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