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자신감이 능력을 드러내는 까닭
핵심 요약
과잉 자신감이 실제 능력을 드러내는 값비싼 진화적 신호로 작동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능력이 부족할수록 잘못된 판단의 비용이 커 과도한 자신감을 모방하기 어려운 구조가 확인됐다. 4000명의 시험 자료에서도 예상 점수가 높은 사람일수록 실제 성적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자신의 능력을 실제보다 높게 평가하는 과잉 자신감이 타인에게 능력을 알리는 진화적 신호로 작동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배스대와 런던정경대 공동연구팀은 과잉 자신감과 손실 회피가 진화 과정에서 함께 유지된 원리를 수학적 모형으로 분석해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콜로지컬 리뷰’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모형에서는 똑같은 수준으로 능력을 과대평가하더라도 실제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판단 오류로 부담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났다. 과도한 믿음은 행동으로 이어지고 실패하면 손실을 낳는데, 능력이 부족할수록 그 비용이 커져 자신감을 지속적으로 흉내 내기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과장된 자신감의 정도 자체가 실제 능력에 관한 정보를 품은 값비싼 신호가 될 수 있다.
연구팀은 생존에 부담을 주면서도 우수성을 드러내는 수컷 공작의 화려한 꼬리에서 분석의 실마리를 찾았다. 말로만 능력을 주장하는 행위는 누구나 할 수 있어 신뢰를 얻기 어렵지만, 실제보다 높은 자기평가를 토대로 행동하는 사람은 실패의 비용까지 감수해야 한다. 이런 구조 속에서 과잉 자신감은 단순한 기만을 넘어 유전적 또는 문화적 진화를 거쳐 형성된 신뢰 가능한 능력 신호일 가능성이 제시됐다.
같은 크기의 이익보다 손해를 더 크게 받아들이는 손실 회피는 과잉 자신감이 유발하는 잘못된 판단의 비용을 낮추는 역할로 분석됐다. 온라인에서 문법·논리 시험을 치른 4000명이 예상 점수와 실제 점수를 제출한 기존 자료에서도 자기 점수를 높게 내다본 사람일수록 실제 성적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자신감에는 과장이 섞였지만 실제 능력과 완전히 분리된 허풍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