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법 개정 후 유족 81명 국가배상 인정
핵심 요약
한국전쟁기 희생자 유족 81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재판부는 유족들이 청구한 위자료 약 20억원을 모두 인정했다. 과거사정리기본법 개정으로 소멸시효가 지난 진실규명 피해자와 유족에게 다시 청구 기회가 열렸다.
한국전쟁기 국민보도연맹 사건과 마산형무소 재소자 희생 사건 등으로 가족을 잃고도 소멸시효 때문에 국가배상을 받지 못했던 유족들이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창원지법 마산지원 민사5부는 12일 희생자 유족 81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고, 위자료 약 20억원을 모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민사5부 손태원 부장판사가 심리한 이번 소송에는 창원과 진주를 비롯해 경북 군위·경주, 대구 지역의 국민보도연맹 희생자 유족이 참여했다. 경남과 부산지역 형무소 재소자 희생 사건 유족들도 원고로 이름을 올렸다. 서로 다른 지역과 사건에 얽힌 유족들이 함께 청구한 위자료 전액이 이번 판결에서 인정됐다.
원고 중 일부는 2009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을 받았지만, 당시에는 국가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이미 지났다는 이유로 배상을 받을 수 없었다. 지난 2월 개정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 시행되면서 다시 소송을 낼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개정 법률은 진실규명 결정을 받은 피해자와 유족이 소멸시효 완성 여부와 관계없이 법 시행일부터 3년 안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소송을 맡은 박미혜 변호사는 이번 판결을 경남지역에서 소멸시효가 지난 희생자 유가족의 청구가 받아들여진 첫 사례로 파악했다. 과거 소멸시효로 가로막혔던 배상 절차가 법 개정 이후 실제 판결로 이어졌다는 점이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