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밖 갈 곳 없는 노숙인들…퇴거보다 보호 대책 요구
핵심 요약
인천공항에서 생활하던 노숙인들이 짧은 준비 기간을 둔 퇴거명령과 인천시의 지원체계 부족을 문제로 제기했다. 홈리스행동은 임시 보호와 지역사회 지원 연계를 요구하며 퇴거와 단속만으로는 문제가 다른 장소로 옮겨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인천공항공사는 공항 운영과 이용객 안전을 위해 관련 법에 따라 자발적 퇴거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지내던 노숙인들이 공항공사로부터 퇴거명령을 받은 가운데, 홈리스행동은 12일 공항공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치 중단과 피해자 권리 보호를 요구했다. 퇴거 대상인 루치아(가명)는 공항을 찾은 데 대해 미안함을 느끼지만 갈 곳이 없어 마지막 보루로 선택했다며, 공항 출입을 막으려면 인천시가 머물 수 있는 대안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언문으로 밝혔다.
루치아는 먹을 것이 없더라도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공항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공항 직원이 퇴거 준비에 필요한 기간을 묻자 추석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바로 다음 날 퇴거명령서가 전달돼 당황했다고 했다. 김형철(가명)은 노숙인 관련 보도가 나온 뒤 영종구 관계자가 자활시설 직원과 공항을 찾았으나, 그전에는 구청이나 인천시의 방문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노숙인 자활시설 직원은 세 차례 만났다고 했다. 시설이 연계하는 숙소를 이용해 본 노숙인들은 생활 환경이 지나치게 열악하다며 가지 말라고 강하게 만류했고, 지원 대상자를 실적을 높이는 수단처럼 대하는 것 같다는 반응도 보였다고 전했다. 노숙인들은 퇴거명령 자체보다 인천시의 부족한 지원체계와 공항공사가 제시한 짧은 퇴거 기간을 더 큰 문제로 지목했다.
홈리스행동은 공항 노숙을 개인의 일탈로만 볼 수 없으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호 책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결과라고 주장했다. 인천시에 노숙인 종합지원센터와 일시보호시설이 없다는 점을 짚으며, 임시 보호를 제공하고 지역사회 지원체계로 연결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이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항공사는 원활한 운영과 이용객 안전을 위해 공항시설법에 근거해 노숙인들에게 자발적인 퇴거를 요청하고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