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법제화 문턱서 빠진 지역 MBC 16곳
핵심 요약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안의 공영방송 분류에서 16개 지역 MBC가 제외됐다. 지역 MBC는 공동 다큐멘터리와 현장 보도를 통해 독자적인 공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민주적 공론장이라는 법안의 취지를 살리려면 지역 방송의 법적 지위를 보완해야 한다.
지난 6월 발의된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안이 공영방송의 범주를 새로 제시하면서 서울MBC가 최대 주주인 16개 지역 MBC를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방송과 IPTV, 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하나의 체계로 규율하려는 취지지만, 지역 방송사의 법적 지위를 둘러싼 보완 과제를 남겼다.
법안 18조와 19조는 공영방송의 의무와 국가 지원을 규정하고, 대표자 임명 절차를 담은 26조는 한국방송공사와 방송문화진흥회가 최다 출자한 방송사업자, 한국교육방송공사를 별도로 분류했다. 방송문화진흥회의 최다 출자 대상은 서울MBC에 한정돼 지역 MBC는 이 기준에 들지 않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도 법안의 필요성에는 동의하면서 이 대목을 중대한 오류로 지적했다.
지역 방송의 공적 역할은 공동 제작물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부산MBC가 주도하고 8개 지역 MBC가 참여한 8부작 다큐멘터리 ‘한국의 둘레길’은 부산 갈맷길부터 포항 해파랑길까지 지역의 길을 서로 다른 시선으로 기록했다. 여수MBC는 금오도 비렁길에 남은 주민의 노동과 생활사를 담았고, 제주MBC는 올레길 관광 이면에서 훼손되는 자연을 조명했다. 2020년 ‘친애하는 나의 도시’와 2021년 MBC경남의 ‘놀이터 민주주의’도 지역의 삶과 시민 숙의를 다룬 사례다.
지역 취재망이 중앙의 보완재로만 취급될 때 전국적 공론장도 왜곡될 수 있다는 문제는 세월호 보도 과정에서 선명해졌다. 이오현 전남대 교수와 김철원 광주MBC 기자의 논문에는 목포MBC 기자들이 만든 현장 보도와 문제 제기가 서울MBC에서 배제되거나 뒤늦게 확인된 경험이 담겼다. 법안은 공영방송의 첫 책무로 민주적 공론장 형성과 활성화를 제시한다. 이 책무를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면 지역 MBC의 자율성과 연결망을 공영방송 체계 안에서 명확히 인정하는 조문 정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