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기각 범위 넓힌 형소법 문구에 법조계 우려
핵심 요약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그 밖에’ 문구가 공소기각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법조계는 절차상 하자에 대한 법관의 재량이 확대돼 실체 판단과 피해자 구제가 약화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개정안은 대통령 재가와 공포를 거쳐 10월 2일 시행될 예정이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법원의 공소기각 사유를 넓힐 수 있다는 우려가 법조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쟁점은 제327조에 새로 들어간 ‘중대한 위법수사’와 ‘소추재량권의 현저한 일탈’ 요건뿐 아니라 기존 절차 무효 조항 앞에 추가된 ‘그 밖에’라는 표현이다. 법원이 명시된 사유와 비슷한 절차상 하자까지 공소기각 근거로 인정하면 실체적 진실을 판단할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 제327조 2호는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을 위반해 무효인 경우를 공소기각 사유로 정한다. 개정안은 이를 마지막 항목인 8호로 옮겨 ‘그 밖에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일 때’로 바꿨다. 법조계에서는 신설된 2·3호에 직접 해당하지 않는 절차적 하자도 8호를 통해 포괄될 가능성을 제기한다. 불법체포가 있었더라도 석방이나 국가배상으로 다투고 다른 증거에 따른 기소는 별도로 판단하던 구조가 달라질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법원은 지금까지 쪼개기 기소나 범의가 없는 사람에게 범죄를 유도한 위법한 함정수사처럼 예외적인 사안에서 절차 위반에 따른 공소 무효를 매우 제한적으로 인정해 왔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정 사유였던 조항이 마지막 항목으로 이동하고 포괄 문구까지 붙으면서 법관의 주관적 판단 범위가 커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변화가 헌법상 명확성 원칙과 평등 원칙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객관적으로 법정된 사유를 중심으로 공소기각 여부를 판단해야 형사재판이 절차 논쟁에 소모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체 판단 없이 재판이 끝나면 피해자가 법적 구제를 받지 못해 자력 구제나 사적 제재로 향할 위험도 거론된다. 개정안은 국회 통과와 국무회의 의결을 마쳤으며 대통령 재가와 관보 공포를 남겨두고 있다. 10월 2일 시행을 앞두고 하위 법령과 관계 법률 정비가 진행 중이며, 별도의 효력정지 결정이 없으면 헌법소송 제기 여부와 관계없이 예정대로 시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