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배수관 막혀 저층 집 침수…관리 공백 논란
핵심 요약
서울의 한 소규모 아파트 최하층 집이 공동배수관 막힘으로 생활하수에 침수됐다. 지난해에도 역류가 발생했지만 주민이 요청한 정기적인 배수관 관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비의무관리대상 단지여서 행정기관의 직접 개입이 제한되면서 시설 관리 공백이 드러났다.
서울의 약 100세대 규모 아파트 최하층에 사는 A씨가 지난 4일 4박 5일간의 일본 홋카이도 여행을 마치고 귀가했다가 집 전체가 생활하수에 잠긴 것을 발견했다. 거실과 주방은 물론 안방과 옷방까지 물이 번졌고, 싱크볼에는 음식물 찌꺼기가 섞인 하수가 가득 차 있었다. 집을 비운 동안 물을 사용하지 않았던 A씨는 과거에도 발생한 싱크대 역류를 의심해 배관 업체를 불렀다.
현장을 점검한 업체는 음식물 찌꺼기와 기름 등으로 아파트 공동배수관이 막힌 상태를 확인했다. 해당 집은 상층 세대의 생활하수가 모이는 공동배수관을 함께 쓰는 최하층이어서 관로가 막히면 하수가 먼저 역류할 수 있는 구조였다. 배수관을 뚫은 뒤 역류는 멈췄지만 싱크대 하부장이 물을 먹어 뒤틀렸고 원목 옷장 아래까지 침수됐다. 물을 제거하고 하루 종일 청소한 뒤에도 하수구 냄새와 초파리가 남았다.
A씨의 집에서는 지난해 12월에도 같은 역류가 발생해 긴급 배관 작업과 청소를 진행했다. 이후 관리소에 공동배수관을 매년 최소 두 차례 청소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6개월 넘게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A씨는 보고 있다. 다른 라인의 최하층 세대에서도 유사한 피해가 있었으며, 비슷한 사고를 겪은 주민들은 홈캠으로 집을 확인하거나 개인적으로 하수 배관을 막는 방식으로 대응한 경험을 공유했다.
A씨는 관할 구청에 민원을 냈지만 해당 단지는 공동주택관리법상 의무관리대상이 아니어서 행정기관이 직접 개입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현행 기준은 300세대 이상 단지나 승강기가 설치된 150세대 이상 아파트 등에 전문 관리주체와 자치 의결 기구 구성 의무를 부과한다. 이에 해당하지 않는 소규모 단지는 시설 관리와 분쟁 해결을 입주민 회의나 관리단 결정에 의존해야 한다. 관리소는 공동배수관 청소 주기와 향후 대응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