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2차 이전, 분산보다 효율·생태계가 관건
핵심 요약
국책은행을 포함한 공공기관 2차 이전을 두고 지자체 유치 경쟁과 노조 반발이 맞서고 있다. 1차 이전은 105개 기관을 분산했지만 수도권과 청년층 집중을 충분히 완화하지 못했다. 정부는 거점도시 중심의 생태계 구축과 업무 효율을 함께 고려해 이전지를 결정해야 한다.
정부의 공공기관 2차 이전계획을 둘러싸고 지방자치단체와 대상 기관 노동조합의 입장이 맞서고 있다. 이전 대상으로는 한국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이 꼽히며 농협중앙회와 농협은행도 거론된다. 지자체들은 금융기관 유치전에 나섰지만 노조는 핵심 인력 이탈과 신규 채용 경쟁력 저하, 조직 불안, 기업금융 전문성 약화를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이전 정책의 핵심 목적이다. 2019년 마무리된 1차 사업에서는 공공기관 105곳이 혁신도시와 세종특별자치시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이전 지역 10곳 가운데 인구가 늘어난 곳은 6곳, 줄어든 곳은 4곳이었다. 이전 이후에도 수도권 인구 비중이 높아졌고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은 더욱 뚜렷해져 정책 성과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차 이전은 기관을 여러 지역에 고르게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돼 지역 성장과 업무 효율을 충분히 끌어올리지 못했다. 서울을 벗어난 일부 기관에서는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대안으로는 인구 규모가 크고 광역시 등 대도시 기반 시설에 접근하기 쉬우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거점도시에 기관을 집중하는 방안이 제시된다. 기관과 관련 기업이 함께 움직이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이전 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전북 전주로 이전한 국민연금은 효율성 논란을 겪었지만 최근 가산점을 활용해 자산운용사들을 불러 모으는 성과를 냈다. 국책은행 이전도 수도권 집중 완화와 업무 효율 유지라는 두 목표를 함께 고려해 결정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세종 이전 기관에서 나타난 부작용을 점검하고 기관·기업 집적 방안과 산업단지 조성, ‘5극 3특’ 정책을 연계해야 한다. 노조 역시 일률적인 반대에 머물기보다 지역 발전과 기관 경쟁력을 함께 확보할 대안을 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