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을 들인 생쥐 가족이 발견한 온기의 가치
핵심 요약
생쥐 가족은 행복을 위해 첨단 가전 대신 할인 상품으로 소개된 곰을 집에 들인다. 손이 많이 가는 곰과 목욕하고 놀고 잠드는 일상은 가족에게 다정한 기쁨이 된다. 작품은 효율과 성능만으로는 생명 사이의 온기를 평가하거나 대신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림책 《이번 주 할인 특가! 곰을 싸게 팔아요》는 행복을 얻으려 가전제품 매장을 찾은 생쥐 가족이 돼지저금통을 털어 곰을 데려오는 이야기다. 조반나 조볼리가 글을 쓰고 리사 안드레아가 그림을 그렸으며, 이현경이 옮겼다. 라임에서 펴낸 32쪽 분량의 책으로 가격은 1만5800원이다. 편리한 기계 대신 손길과 시간을 요구하는 생명과 함께 살아가는 기쁨을 경쾌하게 펼쳐 보인다.
전단지를 닮은 면지에는 낮잠 센서를 갖춘 ‘눈치 백단 TV’와 머리를 식혀 주는 ‘고민 해결 냉장고’가 큼직한 광고 문구와 함께 등장한다. 그 옆에 할인 상품처럼 놓인 곰은 물세탁이 가능하고 때나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 100% 천연 동물로 소개된다. 생쥐들은 욕조에 들어간 곰에게 핫초코와 잼쿠키를 가져다주고 털을 빗기며 손발톱까지 다듬는다. 비눗방울을 타고 놀거나 책을 읽는 목욕 시간에는 가족의 다정한 분위기가 배어난다.
곰은 광고 속 첨단 기기처럼 입력에 맞춰 움직이는 물건이 아니다. 생쥐 가족은 곰에게 어울릴 옷을 마련하려 몸집의 열 배쯤 되는 사다리를 세워 치수를 재고, 밤이면 커다랗고 따뜻한 몸에 파묻혀 잠든다. 곰은 세발자전거를 타며 놀이 친구가 되고 휴가길에는 가방 역할도 맡는다. 산처럼 큰 몸집과 대체로 무표정한 얼굴을 지닌 순한 곰, 작고 귀여운 생쥐들이 이루는 불균형한 동거는 부드러운 그림 속에서 활기 있게 이어진다.
책은 효율을 내세운 상품 설명과 실제로는 손이 많이 가는 곰의 생활을 나란히 놓아 편리함과 온기의 차이를 드러낸다. 생쥐 가족에게 빗질과 치수 재기, 간식 챙기기는 부담으로 그려지지 않고 함께 보내는 즐거운 시간이 된다. 더 똑똑한 기기와 인공지능 활용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사회의 풍경도 이 역설과 맞닿아 있다. 작품은 성능과 효율만으로는 평가할 수 없는 존재가 있으며, 생명끼리 나누는 관계의 온기는 첨단 기능으로 대체하기 어렵다는 메시지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