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양식장 참사 1주기, 되풀이되는 이주노동자 죽음
핵심 요약
고흥 새우양식장에서 숨진 베트남·태국 노동자의 1주기 추모식이 군청 앞에서 열렸다. 두 노동자는 보호장비 없이 작업했고, 사망 뒤에도 미연고자로 분류돼 별도 창고 냉동고에 안치됐다. 참가 단체들은 소규모 사업장의 법적 사각지대와 고용허가제 개선을 촉구했다.
지난 10일 전남 고흥군청 앞에서 새우양식장 이주노동자 산재 사망 1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지난해 8월 10일 고흥군 두원면의 한 양식장 정화시설에서 베트남 국적 노동자가 수중 모터를 점검하다 감전됐고, 구조를 위해 물에 들어간 태국 국적 동료도 함께 숨졌다. 참가자들은 1년이 지났지만 이주노동자를 위험에 내모는 노동환경과 제도적 공백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고 당시 베트남 노동자는 깊이 3.5m 정화관 안에서 모터를 청소하고 있었다. 절연 장비가 필요한 작업이었지만 두 노동자가 착용한 것은 젖은 면장갑이었다. 신원과 이름이 확인된 뒤에도 시신은 장례식장 내부 안치실이 아닌, 쓰레기가 쌓인 별도 창고의 미연고자 냉동고에 놓였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은 제대로 된 분향소조차 마련되지 않은 두 사람을 위해 창고 앞에서 며칠간 기도했다.
추모식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전교조 고흥지회, 고흥군농민회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활동가들의 발언과 진혼무, 스님들의 기도에 이어 참가자들은 두 노동자의 위패를 들고 군청 담장을 돌았고, 마지막에는 위패를 태우며 고인을 떠나보냈다. 두 사람이 일한 곳은 사업주 가족을 포함해 네 명이 근무한 사업장으로, 상시 노동자 5인 미만이라는 이유로 산재보험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유사한 죽음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경기 여주에서는 입국 닷새째인 이주노동자가 기온 36도를 넘긴 날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에도 울산 조선소의 우즈베키스탄 노동자와 전남 해남의 태국 노동자, 충남 홍성의 네팔 노동자, 충북 괴산의 베트남 노동자가 작업 중 잇따라 숨졌다. 2022년 사망한 이주노동자 3340명 가운데 산업재해 인정은 137명, 4.1%에 그쳤다. 추모단체들은 5인 미만 사업장의 법 적용 제외와 일터를 벗어나기 어려운 고용허가제 개선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