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신화에 입힌 놀런의 아이맥스 미학
핵심 요약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호메로스의 서사시를 영화 <오디세이>로 옮겼다. 전편을 IMAX 70mm 필름 카메라로 촬영하고 실물 세트 중심의 고대 그리스를 구현했다. 트로이 전쟁과 귀향길, 이타카의 갈등을 비선형적 구성으로 교차 전개한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영화 <오디세이>가 개봉했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으로, 고전과 신화, 역사극을 아우르는 새로운 장르적 도전이다. 놀런 감독은 전편을 IMAX 70mm 필름 카메라로 촬영해 역사상 유일한 IMAX 전편 촬영 영화를 완성했으며, 자신이 일관되게 추구해 온 시각적 질감을 다시 한번 전면에 내세웠다.
고대 그리스를 구현하는 과정에서도 컴퓨터그래픽 사용을 줄이고 세트와 구조물을 실제 크기로 제작하는 방식을 택했다. 역사적 시설과 공간, 인물의 복장, 신화 속 존재를 물리적인 환경 안에 배치해 화면의 이질감을 낮췄다. 특히 트로이 전쟁과 오디세우스 일행의 귀향길을 다룬 장면에서는 시대적 공간을 자연스럽게 재현한 영상과 시네마틱 연출이 서사의 몰입을 뒷받침한다.
이야기는 ‘마법이 존재하던 시기’라는 문구로 출발하지만, 고전 서사를 시간 순서대로 펼치지는 않는다. 놀런 감독이 앞선 작품들에서 활용해 온 비선형적 구성을 적용해 트로이 목마 사건과 오디세우스의 귀향, 이타카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교차시킨다. 신화적 사건을 여러 시간대와 관점으로 겹쳐 보여주면서 방대한 원작의 흐름을 다층적인 영화 문법으로 재구성했다.
서사의 중심에는 오디세우스 역의 맷 데이먼이 있다. 트로이 전쟁과 귀향 여정, 페넬로페 역의 앤 해서웨이와 텔레마코스 역의 톰 홀랜드가 기다리는 이타카의 상황이 세 갈래로 전개된다. 안티노오스 역의 로버트 패틴슨과의 갈등이 한 축을 이루고, 칼립소 역의 샤를리즈 테론과 오디세우스의 대화는 지난 귀향 과정을 회상하는 장치로 쓰인다. 실물 중심의 촬영과 교차 편집은 풍성한 고전 서사를 하나의 영화적 경험으로 결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