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케, 조선인 희생자 추모 외면 10년째
핵심 요약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조선인 희생자 추도문을 10년 연속 보내지 않기로 했다. 1923년 간토대지진 뒤 유언비어가 퍼지며 조선인 약 6천 명이 학살된 것으로 추산된다. 추모와 사실 인정에 대한 일본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의 태도 차이가 계속되고 있다.
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 지사가 2026년 9월 1일 열리는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취임 첫해인 2016년에는 추도문을 전달했지만 2017년부터 방침을 바꿔 올해까지 10년 연속 별도의 추도 메시지를 내지 않게 됐다. 도쿄도는 모든 지진 희생자를 함께 위령하고 있다는 입장을 거부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추도식은 일조협회 도쿄도연합회 등이 참여한 실행위원회 주도로 1974년부터 매년 도쿄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열리고 있다. 고이케 지사는 조선인 희생자를 위한 행사 대신 같은 공원에서 진행되는 도쿄도 위령협회 대법요를 통해 애도의 뜻을 표시해 왔다. 지난해인 2025년에도 현장에서 조선인 희생자들을 기리는 행사가 이어졌으나 도쿄도지사의 추도문은 전달되지 않았다.
1923년 9월 1일 규모 7.9의 지진이 간토 지방을 덮치면서 10만 명 이상이 숨지고 200만 명 이상이 집을 잃었다. 재난 직후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거나 불을 지른다는 유언비어가 확산했고, 일본인 자경단과 경찰·군인 등에 의해 조선인 약 6천 명이 학살된 것으로 추산된다. 2016년에는 조선인 피해자가 포함된 지진재앙 임시사망자명부가 일본 공식 문서에서 발견됐다.
일본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의 대응에는 차이가 이어지고 있다. 간토대지진 100주기였던 2023년 추모 행사에는 일본 정치인 12명이 처음으로 참석했고,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근조화환을 보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학살 조사가 충분하지 않았던 점에 사죄의 뜻을 밝혔지만, 같은 해 11월 기시다 후미오 당시 총리는 공문서로 사실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오노 모토히로 사이타마현 지사는 2024년 처음 추도 메시지를 보내 도쿄도와 다른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