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미국 제련소 명칭 사용 놓고 형사 대응
핵심 요약
고려아연이 프로젝트 명칭과 표지를 무단 사용한 혐의로 MBK·영풍 측을 경찰에 고발했다. 미국 현지 도메인 등록과 리셉션 개최가 업무방해와 시장 혼선을 초래했다는 것이 고려아연의 입장이다. 분쟁은 최대주주의 사업 관여 범위와 주주권·경영권의 경계를 둘러싼 논쟁으로 확대됐다.
고려아연이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명칭과 표지를 허가 없이 사용한 혐의로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을 경찰에 고발했다. 지난해 사업 추진에 반대했던 양측이 최근 미국에서 사업 주체로 비칠 수 있는 홍보 활동을 벌이자, 고려아연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과 업무방해에 해당한다며 법적 대응에 들어갔다.
고려아연은 5일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 윤종하 MBK파트너스 부회장, 장세환 영풍문고홀딩스 대표 등을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발했다. 고발 대상에는 ‘crucibleTN.com’ 도메인을 등록하고 테네시주 정부 관계자 등을 초청해 리셉션을 연 행위가 포함됐다. 고려아연은 공식 추진 주체나 협력 관계가 있는 것처럼 오인을 일으켜 회사 업무를 방해하고 혼선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MBK·영풍 측은 신주 발행 방식에 반대했을 뿐 프로젝트 자체를 저지하려던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고려아연 이사회에서 미국 제련소 건설·투자와 관련한 6개 안건에 모두 반대표를 던지고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전력이 있다. 당시에는 ‘국익에 반하는 결정’, ‘아연 주권 포기’, ‘미국 정부와의 야합’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논쟁은 무단 명칭 사용 여부를 넘어 최대주주가 피투자회사의 사업에 관여할 수 있는 범위로 번지고 있다. 윤 부회장과 장 대표가 어떤 자격으로 미국 현지 행사에 참석해 고려아연의 핵심 사업을 설명했는지도 쟁점이다. 상법상 대표권과 업무집행권이 이사회와 경영진에 있는 만큼, 최대주주가 회사의 공식 절차나 사전 협의 없이 핵심 사업을 대외적으로 홍보하는 행위가 주주권과 경영권의 경계를 훼손했는지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