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주택 세제 개편, 거래·임대시장 파장
핵심 요약
정부 세제 개편안은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의 보유 혜택을 없애고 공제 한도를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고가주택 지역에서는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대출 규제와 보유세 부담으로 매수세가 제한되고 있다. 세 부담 강화가 거래와 주거 이동, 전월세 공급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정부 세제 개편안은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에서 보유 기간에 따른 혜택을 없애고, 공제 한도를 단계적으로 10억 원까지 축소하는 내용을 담았다. 일부 주택은 연간 보유세가 수천만 원 늘어날 수 있다. 정부는 세 부담이 증가하는 주택이 전체의 0.4%라고 제시했지만, 과세 대상의 비중과 나머지 가구의 주거 안정 효과는 별도로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강남 3구를 비롯한 고가주택 밀집 지역에서는 세 부담을 우려한 집주인의 매물이 나오고 시세보다 수억 원 낮은 물건도 등장했다. 그러나 대출 규제와 커진 보유세 부담 때문에 매수자는 드문 상황이다. 자금 여력이 있는 집주인이 매각 대신 임대를 택할 경우, 전월세 물량 감소로 집주인의 협상력이 커지고 늘어난 세 부담이 세입자에게 이전될 가능성이 있다.
양도차익에는 장기간의 물가 상승과 화폐가치 하락분이 함께 반영된다. 5억 원에 산 집을 20억 원에 팔면 세법상 15억 원이 소득으로 잡히지만, 1주택자는 매도 후 다시 거주할 집을 마련해야 한다. 양도소득세를 낸 뒤에는 비슷한 수준의 주택으로 옮기기 어려울 수 있다. 장기 보유·거주 1주택자에게 최대 80%를 공제해 온 제도는 이러한 양도차익의 성격을 반영해 설계됐다.
20억 원 미만 주택을 보유한 일부 1주택자도 양도세 공제의 실거주 요건을 갖추려고 임대 중인 자기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다. 집주인 한 가구가 복귀하면 전월세 주택 한 채가 줄고 동시에 새 임차 수요가 생겨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지난해 10월 15억 원 초과 주택의 대출 한도가 줄어든 뒤 15억 원 미만 아파트가 많은 노원·도봉·강북구의 가격이 오른 사례도 수요가 규제 밖 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세제의 효과는 과세 규모뿐 아니라 거래와 이사, 전월세 공급에 미치는 영향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