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1주택까지 조인 세제 개편, 거래 위축 우려
핵심 요약
정부 세제 개편안이 고가 또는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을 함께 높인다. 장기보유·거주 공제 축소로 매각 후 주거 이전이 어려워질 수 있다. 대출 규제와 거래 제한이 이어지는 가운데 증세가 거래 경색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명 정부가 다섯 차례 부동산 정책 공개 토론을 거쳐 내놓은 세제 개편안이 고가 주택이나 실거주하지 않는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에게도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을 크게 늘리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세금을 주택 정책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겠다던 기존 방침과 달리, 개편안의 실질적인 효과가 증세에 집중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부는 보유세를 높이면서 장기보유·거주 1주택자에게 적용하던 양도소득세 공제도 축소하기로 했다. 이 공제는 물가 상승으로 장부상 양도차익이 커진 장기 보유자의 세 부담을 덜어 주고 주거 이전을 돕기 위해 도입됐다. 수십 년간 제도를 신뢰해 집을 보유한 사람은 매각 때 거액의 세금을 낸 뒤 비슷한 주거 환경이나 선호 지역으로 옮기기 어려워질 수 있다.
노무현·문재인 정부는 다주택자에게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면서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를 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개편은 그 한 채까지 징벌적 과세 대상으로 넓혔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졌다. 주택가격 상승에는 정책 실패와 물가 상승이 함께 작용했는데도 특정 지역이나 계층의 고가 1주택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방식은 조세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양도세 공제 축소에 2년의 유예기간을 둬 매도 기회를 제공한다는 입장이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대출 규제 강화가 거래를 제약하고 있다. 이번 대책의 주된 대상인 시가 약 45억원 이상 서울 초고가 아파트를 실제로 살 수 있는 수요자도 제한적이다. 평생 살아온 한 채 외에 세금을 낼 재원이 부족한 은퇴자까지 매각 압박을 받을 수 있으며, 원하는 지역의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세금으로 수요를 누르면 가격 안정 대신 시장 왜곡과 거래 경색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