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1주택 세 부담 확대…공제 기준도 축소
핵심 요약
정부가 고가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준을 낮추고 최고세율을 5%로 올린다. 장기보유공제를 장기거주공제로 바꾸고 양도세 공제 한도를 10억원으로 제한한다. 보유세 현실화 필요성과 별개로 비거주자·장기 실거주자에게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일정 가격을 넘는 주택에 대해 1주택자도 세 부담을 크게 늘리는 세제 개편안을 내놨다.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은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내려가고, 최고세율은 다주택자와 같은 5%로 높아진다. 시세 20억원을 넘는 아파트를 보유한 비거주 1주택자는 종부세가 내년에 4배, 2028년에는 7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
1주택자 양도소득세도 강화된다. 정부는 장기보유공제를 장기거주공제로 바꾸고, 현재 최대 80%인 공제 한도를 10억원의 금액 기준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10년 넘게 거주한 주택에서 20억원의 양도차익이 생기면 지금은 16억원을 공제받지만 2029년부터는 10억원만 인정된다. 이에 따라 과세 대상은 4억원에서 10억원으로 늘고 세 부담은 세 배 이상 뛸 수 있다.
과거 노무현·문재인 정부의 다주택자 중과세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개편은 고가 1주택까지 과세 강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적용 범위가 한층 넓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이번 방안이 기존 기조와 배치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0.15%로 OECD 평균인 0.33%보다 낮아 장기적인 현실화와 조세 형평성 보완의 필요성은 있다. 다만 특정 지역·계층의 1주택자에게 부담을 집중하면 자기 집을 임대하고 다른 집에 세 들어 사는 비거주자와 장기 실거주자의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 장기보유공제가 물가 상승에 따른 집값 상승분과 실거주자의 과도한 과세를 완화해 온 장치라는 점도 쟁점이다. 수요 지역의 양질 주택 공급 계획 없이 세제만 강화할 경우 집값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