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극단 선택 116명 중 순직 인정 10명
핵심 요약
최근 5년간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경찰관 116명 중 10명만 순직을 인정받았다. 정신질환과 업무·사망의 인과관계 입증 책임이 유족에게 집중되고 판단 기준도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 인사혁신처는 국민 참여 심의를 시범 운영하고 내년부터 법령 개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5년간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경찰관 116명 가운데 순직을 인정받은 사례는 10명으로, 전체의 8.6%에 머물렀다. 연도별 인정 인원은 2021년 3명, 2022년 2명, 2023년 3명, 2024년 2명이었고 2025년에는 한 명도 없었다. 모든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볼 수는 없지만, 직무 중 부상이나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정신질환이 사망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도 인과관계 입증이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공무원재해보상법은 자해 행위를 원칙적으로 공무상 재해에서 제외하되, 공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으면 예외로 인정한다. 유족이 소속기관에 순직 인정을 청구하면 공무원연금공단을 거쳐 인사혁신처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가 결정하며, 공무상 요양도 비슷한 절차를 밟는다. 그러나 구체적인 판단 기준이 충분히 공개되지 않아 유족이 고인의 근무 기록과 치료 내역을 토대로 업무와 정신질환의 연관성을 직접 소명해야 한다.
2022년 전보 뒤 우울증 진단을 받고 숨진 지방행정 공무원 A씨는 처음에는 순직유족급여를 승인받지 못했다. 업무상 사망 요인과 정상적 인식능력 저하를 뒷받침할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판단이 내려졌지만, 유족은 행정소송을 제기해 3년 뒤인 2025년 승소했고 순직을 인정받았다. 지난 2일 숨진 경남 합천경찰서 이모 경위의 경우처럼 추가 치료와 휴식이 필요한 상황에서 공무상 요양 연장이 불승인되면 당사자나 유족은 심사청구와 소송 절차까지 감당해야 한다.
법률 전문가들은 업무상 스트레스와 정신질환, 사망 사이의 연관성을 판단할 세부 기준을 고시 등으로 구체화하고 심의 기준과 처분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실관계를 조사할 인력과 심의위원을 충분히 확보하고, 자살을 개인이 감당하지 못한 결과로만 보는 인식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인사혁신처는 올해 말까지 국민참여심사단이 참여하는 순직 심의를 시범 운영한 뒤 내년부터 법령 개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일부 사건을 넘어 전체 심의의 일관성과 정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