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포항 농경지 덮친 가뭄…저수율 급락
핵심 요약
경주와 포항의 논·밭이 장기 가뭄과 용수 부족으로 말라가고 있다. 경주 저수율은 25.3%, 포항은 33.9%까지 떨어져 작물 생육 차질이 나타났다. 지자체가 급수와 취수원 조정에 나선 가운데 8∼9일 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6일 오전 경북 경주시 강동면 국당리의 논은 바닥이 거북 등처럼 갈라져 있었고, 인근 콩밭에서도 물기를 찾기 어려웠다. 40도에 육박하던 폭염은 다소 누그러졌지만 농경지에는 지열과 찜통더위가 이어졌다. 오후에 찾은 포항시 남구 대송면 남성리에서도 상당수 논이 물 없이 말라 벼 생육에 필요한 용수가 부족한 상황이 뚜렷했다.
경주시와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는 살수차를 투입하고 형산강과 왕신천에서 양수기로 물을 끌어올렸다. 높은 지대에는 펌프를 추가로 동원했고, 농로와 마을길 곳곳에 파이프와 호스를 설치했다. 그러나 살수한 지 하루 만에 논바닥이 다시 갈라지는 곳이 생겼고, 형산강은 바닥을 드러냈으며 왕신천 일부 구간은 물이 완전히 말랐다. 포항의 살수차 공급도 농경지를 버티게 하는 임시 대응에 머물렀다.
경주지역 저수지의 6일 저수율은 25.3%로 지난해 72.3%, 평년 68.0%보다 크게 낮았다. 포항도 33.9%에 그쳐 지난해 64.6%와 평년 68.0%의 절반 수준이었다. 물이 많이 필요한 시기의 벼는 생육 차질이 우려되고, 콩은 개화기에 수분이 부족해 수정되지 못한 채 꽃이 지는 사례가 이어졌다. 상추와 고추 등 밭작물도 제대로 자라지 못했고, 부족한 물을 둘러싼 주민 간 갈등까지 나타났다.
경주와 포항은 양수기 설치와 관정 신설, 용수로 정비로 농업용수 확보에 나섰다. 경주시는 덕동댐 방류량을 조절해 외동읍 공급을 늘렸고, 포항시는 형산강 수위 저하와 해수 역류로 유강정수장 취수원 염도가 높아지자 영천댐과 임하댐으로 취수원을 바꿨다. 저수율 26.0%로 가뭄 심각 단계인 운문댐 용수를 비축하기 위해 대구와 경산은 일부 취수원을 낙동강·금호강으로 대체했고, 청도군은 각북배수지에 급수차를 투입하며 생수를 배부했다. 경주 감포읍과 포항 장기면 주민들은 각각 1일과 4일 기우제를 지냈으며, 8∼9일 경북 동해안과 북동산지에는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