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체, 정책 호응 속 현안 제기 위축
핵심 요약
경제단체들이 정부 정책을 환영하면서도 전기차 세액공제 제외와 주 52시간제 예외 요구에는 침묵하고 있다. 지난 2월 대한상의 자료 논란 이후 감사와 임원 해임이 이어지며 비판적 메시지가 위축됐다는 인식이 재계에 퍼졌다. 현장 의견 수렴과 정책 조정 기능을 회복하려면 경제단체의 적극적인 문제 제기와 정부의 다양한 견해 수용이 필요하다.
경제단체들이 정부 정책을 잇달아 환영하면서도 기업 현장의 핵심 요구에는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제 6단체는 지난 7일 국내생산세액공제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지원 대상에서 전기차가 빠진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3대 메가프로젝트를 대하는 메시지에서도 주 52시간제 예외 허용 요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주 52시간제의 탄력적 적용은 반도체와 인공지능, 방산처럼 경쟁이 치열한 산업의 연구개발 현장과 맞닿아 있다. 필요할 때 인력이 집중적으로 일할 수 있는 제도적 유연성이 기업의 생존 문제로 거론되지만 공론장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내생산세액공제 역시 전략산업의 생산기반을 지키려는 제도인 만큼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 공세에 대응해 전기차를 지원 대상에 넣을지 검토할 필요가 제기된다.
경제단체는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정책에 문제를 제기하고 투자와 고용, 신산업 성장을 뒷받침할 제도 개선을 제안해 왔다. 최근 메시지가 위축된 배경으로는 지난 2월 대한상공회의소 보도자료 논란이 지목된다. 자료 근거의 오류를 둘러싼 논란 뒤 대통령의 ‘엄중 책임’ 언급과 정부 감사, 임원 해임이 이어졌고, 이후 경제단체들이 정부에 비판적인 의견을 내는 데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이 재계의 인식이다.
경제단체의 침묵이 이어지면 기업 현장의 의견을 모아 정책에 반영하고 조정하는 기능도 약화될 수 있다. 비판과 우려가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고려나 관료적 편의가 앞설 경우 기업 경쟁력뿐 아니라 투자와 고용,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단체는 기업의 애로와 제도 개선 과제를 충실히 전달하고, 정부는 다양한 견해를 수렴해 의사결정의 오류와 위험을 줄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