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강국 한국, 공동체 회복이 다음 과제
핵심 요약
한국은 세계적 경제력을 갖췄지만 인구 감소와 사회적 고립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유타의 자원봉사 문화와 도산 안창호의 관찰은 공동체 신뢰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교육과 기업문화에 봉사와 사회적 기여를 뿌리내리는 전환이 요구된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반도체·조선·자동차·K콘텐츠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한 한국이 물질적 성장에 걸맞은 공동체를 만들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제적 풍요에도 인구 감소와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 높은 자살률, 사회적 불신과 외로움이 이어지는 만큼 국가 발전의 기준을 경제 규모 너머로 넓혀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최근 미국 유타주의 복지광장과 인도주의센터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보상이나 인정을 바라지 않고 음식 조리와 휠체어 수리, 다른 지역에 보낼 구호물품 준비에 참여하고 있었다. 로리 흄 유타대 치과대학장은 유타 의료체계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배경으로 서로를 돌보는 문화를 꼽았다. 호주 출신인 그는 뉴사우스웨일스대 총장과 UCLA 수석부총장, 캘리포니아대 시스템 최고운영책임자 등을 지냈다.
도산 안창호도 100여 년 전 유타를 방문해 시민적 책임을 중시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공동의 이익을 위해 시간을 내는 모습을 살폈다. 이듬해에는 ‘무정한 사회’와 ‘유정한 사회’를 대비하며 부보다 인격의 함양에 주목했다. 오늘날 유타는 자원봉사와 자선 기부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학교와 지역사회, 각종 단체에도 시민의 의무가 뿌리내리고 있다.
상호부조는 한국에도 낯선 개념이 아니다. 품앗이와 두레는 고난을 함께 견디게 한 노동 교환과 공동체 지원의 전통이었지만,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공동의 책임은 과도한 경쟁과 개인주의에 자리를 내줬다. 학교 교육에 지역사회 봉사를 포함하고 기업이 사회적 기여를 중시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는 이유다. 높은 신뢰는 사회적 비용을 낮추고 복지 성과와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기반인 만큼, 다음 세대의 미래는 서로를 얼마나 믿고 기꺼이 돕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