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전 채무지표 ‘양호’…재정난 선언 논란
핵심 요약
경기도와 대전시의 예산대비채무비율은 행정안전부 기준상 양호 구간에 해당한다. 두 지방정부는 감액 추경과 대규모 사업 재검토 등 강도 높은 재정 조정에 착수했다. 채무의 총량보다 용도와 상환 구조를 살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정치적 의도 논란도 제기됐다.
경기도와 대전시가 전임 지방정부에서 늘어난 채무를 근거로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지만, 공식 지표상 두 지역의 채무 수준은 모두 ‘양호’ 구간에 머물렀다. 2024년 예산대비채무비율은 경기도 11.95%, 대전시 17.5%로 서울시의 21.53%보다 낮았다. 행정안전부는 이 비율이 25% 이하면 양호, 25% 초과 40% 미만이면 재정주의, 40% 이상이면 재정위기로 구분한다.
경기도의 2024년 채무는 4조9847억원이며 2026년 1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취임 이후 강조한 7조원은 지방채무뿐 아니라 각종 기금 차입과 장래 이자 등을 포함한 총상환부담 규모다. 추 지사는 지난 5일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올해 7700억원 규모의 감액 추가경정예산 편성 계획을 내놨다. 대전시는 지난해 말 지방채가 민선 8기 초기보다 5800억원 증가했다며 총사업비 100억원 이상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대전시의 2024년 채무는 1조3973억원이고, 같은 기간 서울시 채무는 11조3375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지방채무는 세입을 안정적인 기반으로 삼아 미래 사업 성과를 전제로 자금을 조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과 유사한 성격을 지닌다. 일반 채무보다 낮은 금리로 사업비를 확보할 수 있어 총액이나 비율만으로 재정 건전성을 단정하기 어렵다. 관리 가능한 채무 가운데 필요한 사업에 투입된 부분과 불필요하게 발생한 부분을 가려내는 일이 핵심이라는 게 재정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경기도 안팎에서는 재정위기 선언이 지방재정 구조 개편을 추진하려는 정치적 행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추 지사는 반도체를 비롯한 대규모 첨단산업단지의 기반시설과 안전 비용은 경기도가 부담하는 반면 기업 법인세 대부분은 중앙정부에 귀속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재정난을 이유로 이미 배정해야 할 사업비까지 편성되지 않으면서 기존 사업이 반영되지 않거나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김태희 경기도의원은 이런 상황이 도민의 걱정을 키우고 행정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