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이 쌓인 MSG, 맛의 균형을 흔들다
핵심 요약
음식마다 소량 사용된 MSG가 한 끼에 겹치며 맛의 균형을 흔들 수 있다. 순댓국은 순대와 육수, 수육, 양념, 반찬에 MSG가 중첩되는 사례다. MSG 자체의 유해성보다 완성된 식사 전체의 사용량을 조절하는 일이 핵심이다.
‘고를 조(調)’는 흐트러진 것을 가지런히 맞춘다는 뜻을 품고 있다. 피아노 음을 바로잡는 조율과 단맛·짠맛·매운맛을 한데 모으는 조미료에 같은 글자가 쓰인다. 다만 여기서 조미료는 간장·설탕·된장 등 맛을 더하는 양념 전체가 아니라 MSG를 가리킨다. 음식 곳곳에 소량씩 들어간 MSG가 한 그릇에 겹쳐지면서 맛의 조화를 돕기보다 흐트러뜨리는 문제가 제기된다.
순댓국은 MSG가 중첩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순대와 육수를 만드는 단계부터 들어가며, 공장제 육수를 쓰거나 매장에서 직접 끓이는 경우에도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다. 수육을 삶고 뚝배기를 끓여 내는 과정에서도 추가될 수 있다. 곁들이는 김치와 새우젓, 쌈장에도 각각 MSG가 쓰인다. 일부 새우젓은 물과 소금, MSG를 더해 양을 늘려 새우젓 본연의 맛과 멀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MSG는 가공식품이 드물던 시기에 식재료를 손질하고 끓이거나 볶은 뒤 마지막 맛을 살리는 재료로 소개됐다. 국내에 처음 선보였을 때도 고기와 뼈로 우려낸 곰탕 같은 음식에 조리 마지막 단계에서 넣는 방식이 권장됐다. 이후 간편식 수요와 함께 인스턴트식품이 다양해지자 가정과 주방의 ‘마지막 한 꼬집’은 가공식품의 익숙한 구성 재료가 됐고, 식당 음식에도 폭넓게 사용되기 시작했다.
개별 음식에 들어가는 양은 적당해 보여도 순대·육수·수육·양념과 반찬이 한 상에 모이면 섭취량과 맛의 강도는 달라질 수 있다. 식사 뒤 입안에 단맛과 느끼함이 오래 남는 현상도 이런 중첩과 연결된다. MSG 자체를 유해한 재료로 단정할 문제는 아니다. 핵심은 여러 조리 단계와 가공식품에 반복해 쓰이면서 전체 사용량을 가늠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맛의 균형을 되찾으려면 각 재료가 아니라 완성된 한 끼를 기준으로 사용량을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