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문턱 낮춘 주거 지원, 공급 확대가 성패 가른다
핵심 요약
맞벌이·신혼부부의 정책대출과 청약 문턱을 낮추는 방안이 추진된다. 대기 수요가 유입되면 서울과 수도권의 청약 경쟁과 집값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시장 안정 여부는 수요 지원과 보조를 맞춘 충분하고 신속한 주택 공급에 달렸다.
정부가 맞벌이·신혼부부에게 불리하게 작용해 온 정책금융과 청약 기준을 손질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청년이 국가 정책 때문에 결혼을 망설여서는 안 된다며 22개 개선 과제 점검을 지시했다. 청년·신혼부부·무주택자를 겨냥한 지원이 확대되면 주택시장 진입은 쉬워지지만, 서울과 수도권의 청약 경쟁과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검토 대상에는 디딤돌·버팀목 대출과 보금자리론의 소득요건 완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상 확대, 신생아 특례대출 요건 조정과 맞벌이 기준 상향이 포함된다. 청약에서는 1가구 1청약 기준과 신혼부부 특별공급 요건을 완화하고, 예비 신혼부부의 참여 및 출산 연계 기회를 넓히는 방안이 거론된다. 결혼 과정에서 주택 수가 달라지는 가구에는 일시적 2주택 인정 등 세제 기준 완화도 검토되고 있다.
그동안 부부 합산 소득은 정책대출과 청약 이용을 가르는 장벽으로 작용했다. 일정 기준을 넘은 맞벌이 가구는 실수요자여도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시장 진입을 미루는 대기 수요가 쌓였다. 제도 변화로 대출 접근성과 청약 기회가 한꺼번에 넓어지면 이 수요가 단기간에 유입될 수 있다. 2023년 상반기 서울 청약 경쟁률은 49.8대 1로, 2022년 하반기 5.8대 1보다 약 9배 높아졌다. 올 초 대출 규제가 강화된 시기에는 30대 수준으로 낮아졌다.
수요 확대가 가격 불안으로 번지지 않으려면 공급 속도가 함께 높아져야 한다. 수도권은 인허가 감소와 공사비 상승, 사업성 저하가 겹치며 중장기 공급 기반이 약해진 상태다. 정부는 그린벨트 해제를 포함한 신규 택지 확보 등을 담은 수도권 공급 대책을 조만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환경 훼손과 지역 갈등 같은 사회적 비용을 줄이면서 충분한 물량을 제때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도 수요와 공급 정책의 시차를 줄이는 정교한 설계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