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핵심 창작물로 번진 생성형 AI 논란
핵심 요약
게임의 캐릭터와 일러스트, 음성에 생성형 AI를 활용한 사례를 두고 이용자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시프트업과 펄어비스, 엠바크스튜디오는 논란 이후 해명하거나 콘텐츠를 수정하고 일부 음성을 재녹음했다. 완성도와 저작권, 인간 창작의 가치에 대한 우려가 겹치며 핵심 창작물의 AI 활용이 민감한 쟁점으로 부상했다.
국내 게임사들이 개발 과정에 인공지능을 적극 도입하는 가운데 캐릭터와 일러스트, 음성 등 핵심 창작 영역에 생성형 AI를 활용한 사례를 두고 이용자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다른 산업에서는 AI 이미지와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팬덤과 지식재산권을 중심으로 소비되는 게임에서는 인간이 만들지 않은 결과물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고 있다.
시프트업이 지난달 말 공개한 차기작 ‘스텔라 블레이드: 블러드레인’의 사운드트랙 ‘워너 비 인 러브’ 뮤직비디오는 캐릭터 동작과 표정, 화면 전환이 부자연스럽다는 비판을 받았다. 공개 후 일주일이 지나기 전에 댓글이 약 8300개 달렸고, 이용자들은 완성도가 낮은 생성물을 가리키는 ‘AI 슬롭’이라고 혹평했다. 김형태 대표는 캐릭터 ‘이비’가 아티스트와 모델러들의 1년 넘는 작업으로 만들어졌으며, AI는 회사의 데이터와 디자인을 토대로 렌더링하는 보조 도구였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논란은 다른 게임에서도 이어졌다.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은 지난 3월 출시 후 게임 속 말의 다리가 세 개처럼 보이면서 AI 활용 의혹이 제기됐고, 회사는 사과한 뒤 해당 요소를 수정했다. 넥슨 산하 엠바크스튜디오의 ‘아크 레이더스’는 음성 생성 AI인 TTS 사용 사실이 알려진 뒤 일부 대사를 실제 성우의 목소리로 다시 녹음했다.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와 ‘신의 탑: 새로운 세계’도 일러스트 관련 의혹이 나오자 개발사가 AI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용자 반발에는 표현의 완성도뿐 아니라 인간 창작자의 작업을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와 생성형 AI의 학습 방식에 대한 저작권 논란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 캐릭터와 일러스트, 보이스를 하나의 창작물로 보고 비용을 지불하는 이용자들은 AI 결과물에 같은 가치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며, 이런 경계는 서구권에서 더욱 뚜렷하다. 신작마다 AI 사용 여부를 검증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개발 효율을 위한 보조 도구와 사람이 직접 맡아야 할 핵심 창작 영역을 구분하는 일이 게임사들의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