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부터 노동시간까지…국정 조정력 분수령
핵심 요약
검찰개혁 후속 조치와 대북정책, 주 52시간제 예외를 놓고 관계 부처의 입장이 엇갈렸다. 합수본 운영 방식과 동방경제포럼 참석, 첨단산업 근로시간 특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책 혼선을 막기 위한 대통령의 판단과 총리실·청와대의 조정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검찰개혁 후속 조치와 대북정책, 주 52시간제 예외를 둘러싸고 정부 부처들이 공개적으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직 이재명 대통령이 세 현안의 세부 방향을 확정하지 않은 가운데, 법무부와 행정안전부·외교부와 통일부·산업통상부와 고용노동부가 각각 정책 목표와 해법을 달리 제시하면서 정부 내부의 조정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법무부는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검찰 수사의 법적 근거가 사라져 현행 검경 합동수사본부를 유지하기 어렵고, 검사가 수사에 직접 관여하면 위법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행안부는 검찰청이 공소청으로 바뀐 뒤 공소청·중수청·경찰이 참여하는 새 합수본을 구성하고 검사가 수사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본다. 대북정책에서는 통일부가 남북과 미국·중국의 4자 대화 및 다음달 1~4일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 참여를 추진하는 반면, 외교부는 구상의 현실성과 포럼 참석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메가특구특별법의 근로시간 특례를 놓고도 충돌이 이어졌다. 산업부는 연구개발과 스타트업 등 첨단산업 전반에서 일하려는 의지를 제도가 제한해서는 안 된다며 근로시간 제도 개편 필요성을 제기했다. 노동부는 주 52시간제를 적용받는 주요 반도체 기업도 큰 이익을 내고 있다며 예외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은 과도하다고 맞섰다. 이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산업부의 목표와 노동시간 단축을 추진하는 노동부의 과제가 맞부딪친 사례다.
이 대통령은 경찰의 사건 암장 우려에 공감하면서 검찰 보완수사권 관련 입법은 여당에 맡겼고, 외교 분야에서는 실용주의를 내세워 정부 내 자주파와 동맹파 사이의 균형을 유지해 왔다. 지난해 2월 민주당 대표 시절에는 반도체 업종의 주 52시간제 예외를 검토했지만 노동계 반발 뒤 사회적 합의를 강조하며 물러섰다. 장시간 노동 문제는 청년 민심과도 맞닿아 있다. 부처별 목표 차이가 장기적인 정책 혼선으로 번지지 않도록 총리실과 청와대 정책실이 절충에 나서고, 국무총리의 내각 조율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