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장 공백 현실화…구자현 대행 사퇴로 혼란 가중
핵심 요약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검찰은 8개월 만에 다시 지휘부 공백 위기를 맞았고, 공소청 전환 작업에 차질이 우려된다. 사표 반려 가능성과 후임 인선 방안이 주목된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31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검찰이 헌정사상 최대 혼란에 빠졌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처리된 직후, 구 대행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며 책임을 통감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검찰은 지난해 11월 대장동 항소포기 사태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지휘부 공백 위기를 맞게 됐다.
구 대행은 이날 "이번 개정안이 검사가 수사기록에만 의존해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밖에 없고, 피해자 보호에 충실하기 어렵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며 "이런 부분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됐고 안타깝고 막막한 심정을 감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용퇴 압박 속에 물러난 노만석 전 차장을 대신해 취임한 뒤 8개월 동안 검찰총장 없는 조직을 이끌어 왔으며, 이미 검찰청 폐지가 확정된 상황에서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으로의 전환을 준비해야 하는 막중한 업무를 감당해 왔다.
구 대행은 형사소송법 개정 국면에서 대검을 통해 법무부와 검찰개혁추진단에 보완수사권 폐지를 우려하는 입장을 수차례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무력감을 호소하며 거취를 고심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 4월 국회 '조작기소 국정조사' 국면에서도 증인으로 채택된 평검사가 극단 시도를 하자 거취를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정성호 법무부 장관까지 최근 사의를 밝혀 법무·검찰이 동시에 수장 공백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법무부와 대검은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가 결론 나지 않으면서 공소청 직제 및 운영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지 못한 상태다. 공소청과 중수청의 인력 재배치 문제와 직결된 사항으로, 기존 형사소송법을 근간으로 하던 형사소송규칙과 각종 검찰 내 수사준칙, 내규도 손질해야 한다. 새 형사소송법에 따른 책임과 권한 배분, 실무를 경찰과 타 수사기관이 어떻게 정리할지 맡을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검찰 일각에서는 대통령이나 법무부가 구 대행의 사표를 반려할 가능성도 제기되며, 설령 수리하더라도 '원포인트 인사'로 공백을 채우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구 대행의 사표가 수리되고 후임이 없다면 당분간 박규형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대행의 대행'을 맡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