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권 폐지 앞두고 피해자 보호 대책 논의
핵심 요약
검찰 수사권 폐지를 앞두고 피해자 보호 대책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피해자 권리 명시, 경찰 단일 접수 창구, 인력·예산 확충을 제안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 통과가 전망된다.
검찰 수사권 폐지를 앞두고 범죄 피해자 보호가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검찰 수사권 폐지 이후 피해자 인권 강화 방안'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피해자 권리를 법률에 명시하고 사건 접수 창구를 경찰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원혜욱 인하대 로스쿨 교수는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로 피해자 보호의 진로가 새롭게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앞두고 피해자 보호 공백을 막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정도희 경상국립대 법학과 교수는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수사기관의 준수 의무를 법률로 강화하고, 피해자 신청 여부와 관계없이 주요 절차를 서면·전화·문자메시지 등으로 의무 통지하도록 명문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경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접근성이 높은 경찰을 단일 접수 창구로 활용하고 이후 사건 배분은 수사기관 간 절차로 해결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 통과가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추진에 나서고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맞섰지만, 범여권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의석을 확보해 24시간 뒤 강제 종결이 가능하다. 개정안이 의결되면 검사는 직접 수사에서 완전히 배제된다. 이에 따라 경찰 수사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높일 장치도 요구된다. 경찰 수사심의위원인 박지영 변호사는 경찰이 공판을 경험하지 못해 수사가 재판에서 어떻게 평가받는지 알기 어렵다며, 외부 독립기구가 실질적 권한을 갖고 경찰 수사를 재심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피해자 보호 체계를 뒷받침할 경찰 인력과 예산 확충도 시급한 과제로 제기됐다. 엄정연 서울 마포경찰서 피해자보호전담 경찰관은 마포구의 연간 피해자 지원 예산 5000만원이 지난 5월 이미 소진됐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검사는 행정 실무관이 지원하지만 경찰은 행정업무까지 직접 처리하고 있어 미국·영국에 비해 행정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며 수사 역량 강화를 위해서도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는 검찰 수사권 폐지 이후 피해자 보호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자리로, 향후 관련 법안과 제도 개선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