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권 폐지, 경찰 신뢰가 시험대에
핵심 요약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찰의 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이 폐지됐다. 중대범죄수사청의 검사 채용 예우에도 직급과 직함을 둘러싼 반발이 나왔다. 수사권을 넘겨받은 경찰은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 역량에 대한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
국회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검사는 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잃게 됐다. 70여 년 동안 이어진 검찰의 수사·기소 권한을 분리하는 중대한 제도 변화다. 경찰은 수사권을 온전히 맡게 됐지만, 검찰의 특권 해소와 별개로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 역량을 둘러싼 불신은 새 체제의 핵심 과제로 남았다.
검찰권 남용 논란은 2023년 10월 서울중앙지검이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보도를 했다는 혐의로 기자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사건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해당 사건은 압수수색 이후 1년 7개월이 지나 혐의 없음으로 종결됐고 기자는 기소되지 않았다. 수사 과정에서 당사자가 겪은 고통은 강력한 수사권을 통제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키웠다.
오는 10월 개청을 앞둔 중대범죄수사청은 지역 검찰을 돌며 채용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법조 경력 10년 이상 검사는 현재 직책에 따라 1~3급, 10년 미만 검사는 4급 대우를 제시받았다. 상당한 예우에도 일부 설명회에서는 초임 검사가 3급 대우를 받아야 한다거나 검사에서 수사관으로 직함이 바뀌는 데 대한 불만이 제기됐다. 검찰의 개혁 의지는 기존 지위와 특권을 내려놓는 태도로 평가받게 됐다.
경찰 역시 수사권 확대를 자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과거 선거 관련 첩보를 불법 수집해 청와대에 보고한 전력과 12·3 내란 직전 경찰 수뇌부 일부의 동조 사실은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의문을 남겼다. 장윤기 사건에서는 검찰의 부정 수사 주장과 경찰의 부실 수사 주장이 맞서며 수사 품질 논란도 불거졌다. 강제 순환인사와 감찰 강화 방안에 경찰 직장협의회가 근조화환과 삭발 회견으로 반발한 가운데, 경찰이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보완수사권 부활 요구가 다시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