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권 축소 개정안 통과…법조계 위헌·실효성 논란
핵심 요약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를 통과해 검사의 직접 영장청구권과 보완수사권이 폐지됐다. 법조계는 헌법 위반 소지와 사실관계 확인 조항의 증거능력 부재로 실효성 논란이 있다고 지적한다. 특사경 수사지휘권 폐지와 특검법과의 충돌 등으로 수사 공백과 사건 암장 우려가 제기된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31일 국회 본회를 통과하면서 법조계에서 위헌성과 실효성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개정법률은 검사가 법원에 직접 영장을 청구할 수 없도록 했고, 보완수사 대신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신설했지만 증거능력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법률은 체포·구속영장뿐 아니라 압수수색 영장도 사법경찰관이 신청해야 법원에 청구할 수 있게 했다. 법조계는 헌법 제12조 3항이 '검사의 신청에 의해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규정하고 있어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본다. 대검찰청도 지난 29일 자료에서 검사의 직접 영장청구권까지 포함하는 해석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보완수사 폐지로 신설된 사실관계 확인 조항은 피의자나 사건 관계인 의견 청취와 자료 제출을 허용하지만, 여기서 얻은 진술과 자료는 재판 증거로 쓸 수 없어 검사가 다시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민주당은 보완수사 폐지에 따른 피해자 보호를 위해 7대 범죄(아동학대·가정폭력·성범죄·아동 성범죄·스토킹·장애인 학대·노인 학대)에 한해 전건송치를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보이스피싱이나 전세사기 같은 민생 범죄는 빠져 허점이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장애인권법센터장 김예원 변호사는 사회적 약자를 죄명으로만 골라 보호하는 방식의 문제점과 중대범죄수사청에 보완수사를 맡기는 방안이 사건 핑퐁 기관만 늘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범죄 피해자에 준하는 경우에만 고발인 이의신청권을 인정한 조항은 내부 고발을 위축시킬 우려가 제기된다.
개정안은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대한 수사지휘권도 폐지하고 상호 협력 관계로 바꿨다. 전국 약 2만명의 특사경은 수사 전문가가 아니어서 검사 지휘를 받아왔는데, 이 권한이 사라지면 수사 오류나 암장을 막을 장치가 없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중앙지검은 세관 직원들의 고가 와인 빼돌리기 사건에서 검사의 환부 지휘가 범죄를 막았다며 수사지휘권 삭제 시 부패범죄가 덮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한 개정안은 특별검사법과 충돌한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특검법에는 검사 20명 파견 조항이 있고, 부칙으로 공소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시행 후에도 특검법상 검사 직무와 권한을 적용하도록 해 오는 10월부터 공소청 검사는 수사할 수 없지만 특검 파견 검사는 수사가 가능해진다. 합동수사본부와 합동수사부도 검사 수사권이 사라지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법원의 공소기각 판단 범위에 추가된 '중대한 위법 수사'와 '소추재량권 현저한 일탈' 기준이 불분명해 법적 안정성을 해친다는 비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