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행세하며 68명 속인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
핵심 요약
검찰과 금융감독원 관계자를 사칭한 조직이 피해자 68명에게서 약 67억 원을 가로챘다. 피해자 24명은 구속 전 신체수색이라는 거짓말에 속아 나체 사진을 전송했다. 경찰은 11명을 송치하고 도주한 한국인 조직원들을 적색수배해 추적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를 사칭해 피해자 68명으로부터 약 67억 원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13일 총책 홍모 씨(29) 등 11명을 범죄단체 활동과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하고, 이 가운데 9명을 구속했다. 범죄수익 1억5700만 원에는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가 내려졌다.
20·30대 조직원들은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태국 방콕에 콜센터를 두고 검찰 수사관, 검사, 금융감독원 직원 역할을 순차적으로 맡았다. 첫 통화에서는 사전에 확보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연락처를 이용해 피해자의 통장이 성매매 알선 관련 자금 세탁에 연루됐다고 속였다. 이어 피해자 명의의 위조 구속영장과 범죄자금 단속 통보서를 올린 가짜 검찰청 홈페이지로 접속하게 했다.
검사 역할을 맡은 조직원은 약식 조사가 필요하다며 피해자를 가까운 모텔에 혼자 들어가게 한 뒤, 구속 전 신체수색을 명목으로 나체 사진을 촬영해 보내도록 지시했다. 피해자 24명이 실제 사진을 전송했다. 조직은 이 과정이 수사 상황을 실제처럼 믿게 하고 피해자를 정신적으로 통제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으며, 사진 유포를 빌미로 금품을 더 요구하거나 사진을 되파는 추가 범행도 계획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금융감독원 직원 행세를 하며 사건 해결에 필요한 공탁금을 보내라고 요구했고, 송금을 망설이면 신체수색을 지시했던 조직원이 다시 전화해 압박했다. 피해자 한 명은 약 5억 원을 잃었다. 조직은 시설을 마련한 중국인 총책과 홍 씨를 중심으로 한국인 20명과 중국인 4명 등 24명 규모로 운영됐다. 역할별 수당은 편취액의 4%, 10%, 13%였으며 실적에 따라 상위 역할로 이동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태국에서 한국인 9명, 국내에서 2명을 검거했고 도주한 한국인 조직원들을 적색수배해 태국 경찰과 추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