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항쟁 피해자 63명, 국가폭력 책임 묻는다
핵심 요약
건대항쟁 피해자 63명이 국가배상을 청구하고 이 가운데 13명이 재심을 신청했다. 피해자들은 1명당 약 1억원을 청구하며 불법구금과 가혹행위에 대한 책임을 요구했다. 과거사 진실규명과 일부 재심 개시 결정에 이어 국가폭력 피해 회복 절차가 본격화됐다.
전두환 정권에서 반독재 시위에 참여했다가 불법 구금된 ‘10·28 건대항쟁’ 피해자들이 국가배상과 재심 절차에 나섰다. 10·28건대항쟁계승사업회는 10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 63명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3명은 집시법 위반 등으로 확정된 유죄판결에 대한 재심도 청구했다.
국가배상 청구액은 피해자 1명당 약 1억원으로, 100여 일에 이르는 강제구금 기간을 기준으로 산정해 개인별 피해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다. 피해자들은 연행 뒤 불법구금과 폭행, 가혹행위, 수면 박탈, 협박과 강압수사를 겪었으며 수감과 퇴학, 취업·사회생활에서의 차별로 피해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가족들도 감시와 낙인, 경제적 어려움과 고통을 감당했다고 호소했다.
건대항쟁은 1986년 10월 28일 전국 26개 대학 학생 2000여 명이 건국대에 모여 나흘 동안 군사정권에 맞서 벌인 시위다. 경찰은 23개 중대 2700여 명을 투입해 최루탄을 발사하며 캠퍼스에 진입하고 건물을 봉쇄했다. 31일에는 전원 연행을 목표로 ‘황소30’ 작전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1500여 명이 연행됐고 1200여 명이 구속 수사를 받아 단일 사건 기준 최다 구속자를 낳은 인권침해 사건으로 남았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지난해 5월 피해자 80여 명이 수사 과정에서 불법 구금을 당해 신체의 자유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결정하고, 정부에 공식 사과와 피해 회복 조치를 권고했다. 서울고법도 당시 집시법 위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박영일 씨에 대해 지난 3월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피해자들은 폭력과 강압수사로 내려진 판결을 바로잡아 명예를 회복하고, 정부가 신속한 배상과 공식 사과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