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담 파고든 AI, 오진·정보 유출 우려 확산
핵심 요약
미국 성인의 약 33%가 건강 정보를 얻기 위해 AI 챗봇을 이용하고 있다. 잘못된 답변을 믿고 약을 끊거나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의료진은 개인별 진료 맥락 누락과 건강 데이터 보호 공백을 경고하고 있다.
미국에서 성인 약 3명 중 1명이 건강 정보를 확인하려고 AI 챗봇을 이용하면서 의료 현장의 경계가 커지고 있다. 미국 보건정책 연구기관 KFF가 2026년 실시한 조사에서는 성인의 약 33%가 AI로 건강 조언을 구했고, 19%는 혈액검사를 비롯한 의료 검사 결과를 직접 해석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사 결과지와 이상 증상을 챗봇에 입력하는 이용 방식이 확산되면서 잘못된 판단과 개인정보 노출 가능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AI 답변을 실제 진단처럼 받아들인 사례도 확인됐다. 65세 참전용사는 과거 기억력 검사 결과를 챗GPT에 입력한 뒤 치매로 진행됐다는 취지의 답을 받았지만, 의료진이 다시 살핀 결과 상태는 악화되지 않았다. 일부 환자는 챗봇의 설명을 믿고 콜레스테롤 치료제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백신 접종을 거부했다. 감기 수준의 판단부터 암으로 생명이 위태롭다는 결론까지 상반된 답변이 제시돼 진료 과정에 혼선을 주는 사례도 나타났다.
건강 상담 수요가 커지면서 매주 3억명 이상이 챗GPT에 관련 질문을 입력하고 있으며, AI 기업들은 의료 기록과 개인 건강 데이터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AI가 복잡한 의료 문서를 쉽게 풀어주는 효용도 확인됐다. 2024년 연구에서는 챗GPT가 병리 보고서를 환자 눈높이에 맞춰 바꾸면서 약 98%의 의학적 정확도를 기록했다. 다만 검사하지 않은 신체 부위에 암이 없다고 설명하는 중대한 오류도 함께 발견돼 높은 정확도만으로 안전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진은 AI가 방대한 자료를 처리하더라도 개인별 병력과 생활 습관, 진료 맥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챗봇 답변만으로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행동이 위험하다는 판단이다. 개인정보 보호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용자가 AI 챗봇에 입력한 건강 데이터는 의료기관에 적용되는 미국 연방 개인정보 보호 체계와 같은 수준의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다. AI 건강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환자가 아닌 일반 소비자 지위에 놓일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