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의 지속성, 다수 의석보다 합의에 달렸다
핵심 요약
이재명 정부가 사법·검찰 개혁을 밀어붙이면서 제도의 지속 가능성이 과제로 부상했다. 보완수사권 폐지 과정에서는 대통령과 일부 여당 의원의 견해보다 당론과 강성 지지층의 요구가 앞섰다. 개혁 성과를 유지하려면 시행 결과를 점검하고 야당과의 합의를 넓혀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사법·검찰 제도 개편을 강하게 추진하면서 개혁의 지속 가능성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국회 절대다수 의석을 바탕으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 왜곡죄와 재판소원제 도입, 대법관 증원, 검사 수사권 폐지 등을 추진했지만 사법부와 국민의힘의 반대가 이어졌다. 제도가 현실에 안착하려면 시행 과정에서 드러나는 문제를 고치고 정치적 합의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검사 보완수사권은 개혁의 방향과 방식이 충돌한 대표적 사안이다. 이 대통령은 예외적인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밝혔고 일부 민주당 의원과 국민 다수도 같은 쪽에 섰지만, 민주당은 강성 지지층의 요구를 반영해 폐지를 당론으로 밀어붙였다. 정부는 8월4일 보완수사권 폐지를 핵심으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대통령은 6일 국정 성과는 국민이 평가하며, 삶에 피해를 주는 정책은 성역 없이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개혁의 성패도 설득과 협의 여부에 따라 갈렸다. 열린우리당은 2004년 과반 의석을 확보한 뒤 국가보안법 폐지와 사립학교법·과거사 진상규명법·언론관계법 등 4대 입법을 추진했으나 야당의 반대와 당내 갈등으로 대부분 성과를 내지 못했다. 국가보안법 7조의 독소조항을 덜어내는 절충안도 폐지 원칙을 고수한 강경론에 막혔다. 반면 노무현 대통령과 최종영 대법원장이 협의해 시작한 사법개혁은 국민참여재판, 양형위원회, 법학전문대학원 도입으로 이어졌다.
일방적으로 만든 제도는 국회 다수당이나 정권이 바뀔 때 되돌려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 2028년 총선과 2030년 대선에서 정치 지형이 달라지면 현 정부의 사법·검찰 개혁도 존속을 장담하기 어렵다. 개혁 성과를 보존하려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시행 결과를 점검하고 필요한 추가 입법에 나서는 한편, 민심을 살피며 야당과 절충해야 한다. 문제가 확인될 경우 먼저 수정에 나서는 유연성과 결과에 책임지는 태도가 개혁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