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뇌, 미소와 공포 표정에 다르게 반응
핵심 요약
반려견의 뇌는 사람의 미소를 보상 회로와 연관된 영역에서 처리했다. AI 분석에서 공포 표정은 분노·슬픔과 구별됐지만 분노와 슬픔은 뚜렷이 나뉘지 않았다. 적은 표본과 특정 품종 편중은 연구의 한계로 남았다.
반려견이 사람의 표정을 긍정과 부정으로만 나누는 데 그치지 않고, 부정적 감정 가운데 공포를 분노·슬픔과 다르게 처리한다는 사실이 뇌 영상에서 확인됐다. 라울 에르난데스-페레즈 오스트리아 빈대학 교수 연구진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과 인공지능을 이용한 분석 결과를 10일 국제 학술지 ‘아이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첫 실험에서는 개 8마리에게 낯선 사람의 행복한 얼굴과 중립적인 얼굴을 번갈아 보여줬다. 행복한 표정을 볼 때 정보 처리·기억·감정 조절에 관여하는 오른쪽 측두엽과 보상 회로에 연결된 꼬리핵이 활성화됐다. 이어 개 12마리가 행복·분노·공포·슬픔 표정을 보는 동안 나타난 뇌 전체의 반응을 AI로 분석하자, 행복한 얼굴은 세 가지 부정적 표정과 60.9~69.8%의 정확도로 구별됐다.
특정 뇌 영역만 살폈을 때 드러나지 않던 부정적 감정의 차이도 전체 활동 양상을 분석하자 포착됐다. 공포 표정은 분노나 슬픔과 구분됐지만, 분노와 슬픔 사이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공포에 질린 얼굴의 시각·행동 신호가 개의 주의를 더 끌었을 가능성과 함께, 분노와 슬픔을 판단하기에는 얼굴 정보만으로 부족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기존 실험에서도 개는 공포 얼굴의 코 부위를 집중해 봤고, 사람의 감정을 살필 때 얼굴보다 몸을 더 관찰했다.
이번 결과는 개가 인간과 같은 감정 범주를 이해한다고 단정하기보다, 사람 얼굴에 담긴 신호의 차이를 뇌에서 서로 다르게 처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미소가 오른쪽 측두엽과 꼬리핵 네트워크에서 일관되게 반응하고 공포가 다른 부정적 표정과 구별된 사실을 fMRI와 기계학습으로 처음 확인했다. 다만 표본 수가 적고 참여견 대부분이 보더 콜리여서 일반화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훈련 과정에서 행복한 표정을 활용하면 학습에 도움이 될 가능성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