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유족 승소 확정…일본제철 8000만원 책임
핵심 요약
대법원이 강제동원 피해자 고 민문식 씨 유족에 대한 일본제철의 8000만원 배상 책임을 확정했다. 법원은 배상 청구권 행사의 장애가 2018년 10월 30일 해소돼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피해자 측 승소가 이어지고 있으나 실제 배상 사례는 히타치조센 사건 1건에 그치고 있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고 민문식 씨의 유족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2부는 12일 일본제철의 상고를 기각하고 유족에게 위자료 총 8000만원을 지급하도록 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이 이미 지났다는 일본제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 씨는 1942년 2월 일본제철 가마이시제철소에 끌려가 5개월 동안 강제로 일한 뒤 탈출했다. 이후 탄광 등을 전전하다가 1945년 귀국했으며 1989년 4월 숨졌다. 유족은 고인이 가족과 강제로 헤어진 채 위험한 노동에 종사하면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2019년 4월 위자료 1억원을 청구했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으로 정한 민법상 소멸시효가 완성됐는지였다. 1심은 2022년 청구 기간이 지났다고 판단해 유족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약 2년 뒤 항소심은 권리 행사를 가로막던 사유가 2018년 10월 30일 해소됐다고 보고 1억원 가운데 8000만원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2018년 10월 30일은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강제동원 피해자의 일본 기업 상대 배상 청구권을 처음 확정한 날이다. 항소심은 이 판결을 통해 국내에서 사법적 구제 가능성이 확실해졌으며, 그전에는 일본제철을 상대로 권리를 행사하기 어려운 장애가 존재했다고 판단했다. 이후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 등을 상대로 한 피해자 측 승소가 이어졌지만, 일본 기업들이 위자료 지급을 사실상 거부해 실제 배상으로 연결된 사례는 히타치조센 사건 1건뿐인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