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세제 불확실성에 매매·임대 연쇄 경색
핵심 요약
세제개편 이후 강남·서초 집주인의 매도와 실거주 판단이 흔들리며 세입자 퇴거가 이어지고 있다. 대치동 재건축 이주 수요와 압구정·반포의 매매 및 전세 문제가 겹쳐 시장 경색이 커졌다. 학군을 지키려는 가구의 이동까지 막히면서 임대시장 충격이 주변 지역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의 초고가 주택 세제개편안 발표 뒤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주택시장에서는 집주인의 매도·실거주 판단이 잇따라 바뀌고 세입자가 퇴거 압박을 받는 혼선이 커졌다. 부동산 세제를 손대지 않겠다는 공약과 달리 세제 강화 방침이 제시된 데다, 지난 5월 재개된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가 다시 완화되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매매와 전월세 시장을 동시에 흔들고 있다.
대치동 34평형에 거주했던 60대 1주택자는 올해 집 처분 결정을 세 차례 이상 바꿨다. 43억~45억원이던 실거래가가 양도세 중과 재개를 앞두고 40억원대로 떨어지자 매도를 접었고, 가격 반등 뒤에는 월세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세제개편 이틀 뒤인 지난 3일 실거주 복귀를 결정해 9월 입주 예정 세입자와의 계약을 파기했다. 월세를 놓으면 비거주 1주택자로 분류돼 공제가 크게 줄고 내년 매도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치동에서는 10~11월 전세 만기를 앞두고 집주인이 돌아오면서 기존 세입자들이 도곡동 등으로 밀려나고 있다. 세입자 역시 보유 주택을 팔거나 임대해야 이동할 수 있어 주거 이동의 연결고리도 끊겼다. 내년에는 4000가구가 넘는 은마아파트를 포함한 주변 4~5개 단지의 재건축 이주가 예정돼 있지만, 구축 아파트 집주인의 전세 기피로 임대료 변동성이 커졌다. 학군을 지키려는 가정의 주거 불안도 함께 높아지는 모습이다.
압구정동에서는 세금 부담으로 매도를 서두르는 집주인과 갱신청구권을 쓰려던 세입자의 마찰이 이어지고, 주변 전세가는 1년 전 계약 당시보다 1.5배 넘게 오른 사례도 확인됐다. 반포동에서는 전세 20억원을 끼고 30억원에 산 집이 50억원을 넘었지만, 실거주 요건과 전세금 반환 자금 문제로 매도와 입주가 모두 막힌 집주인이 나왔다. 서초동에서는 거래 위축이 원룸·오피스텔로 번져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95만원 수준인 6~7평 원룸조차 구하기 어려워졌다. 충격이 외곽까지 확산할지는 불확실하지만, 실거주 복귀가 학군 수요와 맞물리며 세입자의 연쇄 이동을 압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