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지럼 감각, 문화 넘어 같은 신체 지도로 나타나
핵심 요약
세 문화권 성인 448명의 간지럼 신체 지도가 거의 동일하게 나타났다. 평소 접촉이 드문 부위가 민감하다는 다윈의 이론이 기존 가설 중 유일하게 자료와 부합했다. 강한 간지럼은 사회적 유대와 관련된 복합 감각 체계로 분석됐으며 가벼운 간지럼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중국·네덜란드·그리스의 18~30세 성인 448명을 조사한 결과, 참가자의 98.4%가 간지럼을 경험했고 민감한 신체 부위도 문화권과 성별에 관계없이 거의 같았다.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와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공동연구진이 1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행동’에 공개한 연구에서 목과 겨드랑이, 옆구리, 발바닥이 공통적인 간지럼 부위로 확인됐다.
참가자들은 온라인 설문에 답하고 사람 몸 그림에서 간지럼을 느끼는 곳을 마우스로 칠했다. 자주 느끼는 부위일수록 더 진하게 표시하도록 한 자료를 분석하자,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서는 사타구니와 허벅지 안쪽도 민감한 영역에 포함됐다. 한 문화권의 자료로 학습한 인공지능 모델은 다른 문화권의 간지럼 부위를 거의 100% 정확도로 판별해 신체 지도의 보편성을 뒷받침했다.
실제 자료와 기존 가설을 대조한 결과, 피부가 얇은 곳이나 전투 중 치명상을 입기 쉬운 곳, 감각 신경이 밀집한 곳이 더 간지럽다는 설명은 맞지 않았다. 반면 평소 손길이 잘 닿지 않는 부위가 민감하다는 찰스 다윈의 1872년 ‘촉각 노출 이론’은 일정한 설명력을 보였다. 접촉이 잦고 촉각 신경이 밀집한 손바닥과 입술은 오히려 간지럼을 가장 덜 느끼는 부위로 나타났다.
다만 촉각 노출만으로 설명되는 범위는 절반가량이었고, 촉각 신경 밀도와 쾌감이 낮을수록 반응이 강해지는 효과를 더하면 설명력은 57%로 높아졌다. 참가자의 77%는 상대를 웃기려고 간지럼을 태운다고 답했고, 주된 상대는 가족·친구와 연인이었다. 연구진은 이를 사회적 유대와 친밀감을 확인하도록 진화한 감각 체계로 해석했다. 이번 분석은 강한 간지럼인 가르갈레시스에 한정됐으며, 가볍게 스칠 때 생기는 크니스메시스의 신체 지도는 후속 연구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