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상속공제 문턱 높아져 중소기업 승계 비상
핵심 요약
가업상속공제의 경영 기간 요건이 10년에서 30년으로 늘고 대상 업종은 1,250개에서 727개로 줄었다. 중소기업계는 강화된 기준이 업력 20년 안팎인 기업의 승계를 막아 매각과 폐업을 늘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역 필수 업종의 승계와 고용을 지키려면 제도 취지에 맞춘 개편안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3일 내놓은 가업상속공제 개편안을 두고 중소기업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지원 대상 업종이 1,250개에서 727개로 줄어든 데다 피상속인의 경영 기간 요건도 기존 10년에서 30년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편법 상속을 차단하려는 개편이 정상적인 기업 승계까지 어렵게 해 매각과 폐업을 늘릴 수 있다는 우려가 현장에서 확산하고 있다.
현재 창업 1세대는 은퇴 시기를 넘긴 고령 경영자가 많지만, 상당수 기업의 실제 업력은 20년 안팎에 머문다. 경영 기간 30년을 채우지 못한 기업은 공제 적용이 어려워져 기존 제도를 기준으로 승계를 준비해 온 업체들도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 처지다. 강화된 요건이 중소기업의 창업 시기와 경영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제외 업종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우려도 크다. 지방에서 폐업이 이어지고 있는 중소 병원과 약국, 마트, 택시운송업 등이 이번 개편안의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 이들 업종은 지역 주민의 건강과 생활 편의를 뒷받침하고 일자리를 유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대한병원협회도 필수의료 병원의 승계 단절과 지역 고용 위축 가능성을 들어 정부에 재검토를 요청했다.
가업승계 지원제도는 높은 상속세 부담으로 중소기업이 매각되거나 문을 닫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30년 전 도입됐다. 상속공제를 통해 기업의 세대 이전을 돕고 고용 유지와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상속세율을 그대로 둔 채 공제에 의존하면서 이른바 ‘베이커리 카페’ 형태의 편법 승계 논란이 불거졌고, 이를 막기 위한 급격한 제도 변경은 예측 가능성과 형평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