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양동 임대아파트 화재로 장애 모친·아들 숨져
핵심 요약
서울 가양동 영구임대아파트 화재로 뇌병변 장애인 모친과 38세 아들이 숨졌다. 두 사람은 아파트 화단에서 발견됐으며 외출했던 부친은 피해를 피했다. 당국은 전기적 요인과 방화 가능성 등을 열어두고 발화 원인과 추락 시점을 조사하고 있다.
11일 오후 4시 55분께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영구임대아파트 15층 세대에서 불이 나 함께 살던 뇌병변 장애인 모친과 38세 아들이 숨졌다. 두 사람은 아파트 화단에서 발견됐으며, 소방과 경찰은 불이 집 안으로 번지는 과정에서 이들이 15층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재 전 외출했던 부친은 피해를 피했다.
불이 난 집에는 60대 부부와 아들까지 세 명이 거주했다. 모친은 뇌병변 장애가 있었고 당뇨 합병증으로 시력을 잃은 상태였던 것으로 주변에 알려졌다. 부친 역시 건강이 좋지 않아 휠체어를 이용했으며, 아들이 부모를 돌보며 생활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초기 진압 때 집 안에서 사람이 발견되지 않아 인명 피해가 없는 것으로 여겨졌으나 이후 화단에서 사망자들이 확인됐다.
숨진 가족은 기초생활수급자로 확인됐고, 장애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종합사회복지관의 방문 점검과 지원을 받아왔다. 사고 뒤 화단 주변에는 폴리스라인이 설치됐다. 주민들은 검게 그을린 15층을 바라보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한 주민은 큰 충격음을 창문이 떨어지는 소리로 생각했다고 당시를 떠올렸고, 3층 주민은 목욕을 준비하다 화재 소식을 듣고 급히 옷을 챙겨 밖으로 대피했다고 설명했다.
단지 상가에서 일하는 한 주민은 평소 아들을 효자로 기억하면서, 거동이 어려운 어머니를 두고 홀로 빠져나오지 못했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이 주민은 몸이 불편한 사람에게 화재 대피가 특히 어렵다는 두려움도 드러냈다. 현장 감식은 화재 약 3시간 30분 뒤인 오후 8시 20분께 끝났다. 당국은 불이 집 내부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전기적 요인과 방화 여부 등 모든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정확한 발화 지점과 원인, 두 사람이 추락한 시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