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액 중심 부동산 과세 전환…매매 장벽은 과제
핵심 요약
정부가 주택 수 대신 합산 가액을 중심으로 부동산 보유세를 개편한다. 다주택자의 조정대상지역 주택 양도세 중과는 2028년까지 한시 완화된다. 보유 부담 정상화와 함께 거래 장벽을 낮추는 후속 설계가 과제로 남는다.

정부가 3일 공개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은 주택 수보다 합산 가액을 중심으로 세 부담을 정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같은 가치의 자산에는 같은 수준의 세금을 부과하고, 초고가 주택 보유자에게는 누진 세율을 적용해 부담을 높이는 구조다. 미국·일본의 가액 기준 과세와 싱가포르의 차등 과세 방식을 결합한 형태로, 국내 보유세 수준은 미국보다 크게 낮고 일본보다는 다소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10억원으로 한도를 두고 공제 기준도 보유 기간에서 거주 기간으로 바뀐다. 다만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중과 체계가 유지돼 거래 활성화에는 제약이 남는다. 정부는 다주택자가 2년 이상 보유한 조정대상지역 주택의 양도소득세 중과를 2028년까지 한시적으로 완화해 매각 통로를 열기로 했다. 세 부담으로 처분을 미뤄온 일부 다주택자가 절세를 위해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해외 세제는 주거 정책의 목표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싱가포르는 자국민의 첫 주택 취득에는 1∼6%의 기본세율을 적용하지만 다주택자와 외국인에게는 최대 60%의 추가 취득세를 부과한다. 오스트리아는 취득세 약 3.5%와 등기 수수료 1.1%를 적용하고 양도차익에는 30%를 과세하되, 2년 이상 거주한 1주택자는 양도세를 면제한다. 미국은 거래세가 0.5∼2%로 낮고, 일본은 실거주 주택의 취득세를 한시적으로 4%에서 3%로 낮춘다.
개편안은 보유 부담을 조정해 투기를 억제하고 실거주를 보호한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지만, 매매의 문을 충분히 넓혔는지는 별도의 과제로 남는다. 중과 완화 기간이 짧으면 시장이 냉각될 수 있고, 길면 추가 연장을 기대한 관망세가 강해져 매물 출회가 늦어질 수 있다. 정책 변경을 기다리며 주택을 계속 보유하거나 증여를 택하는 움직임도 가능하다. 보유 비용을 높이는 조치와 함께 실제 매각이 가능한 안정적인 거래 여건을 마련하는 정교한 설계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