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범죄, 디지털 지갑 넘어 현실 폭력으로
핵심 요약
올해 상반기 폭력으로 탈취된 가상자산이 3000만달러를 넘어섰다. 가족·지인 대상 공격과 주거침입 범죄의 비중이 빠르게 증가했다. 개인정보 유출과 물리적 범죄가 결합하면서 복합적인 수사와 보호 대책이 요구된다.
가상자산 보유자를 겨냥한 범죄가 온라인 해킹과 사기를 넘어 납치·강도·주거침입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폭력과 협박을 통해 실제로 탈취된 가상자산은 3000만달러, 약 420억원을 넘어섰다. 현재 속도가 이어지면 연간 피해액은 역대 최대였던 2025년의 5800만달러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
집계액은 강제 송금이 완료돼 자산을 빼앗긴 사건만 반영한 보수적인 수치다. 송금 시도가 차단됐거나 납치범이 몸값을 요구한 사건, 수사기관이 탈취 자금을 동결한 사례까지 더하면 피해 범위는 더욱 커진다. 가족과 지인을 공격한 사건은 올해 1월 전체 폭력형 가상자산 범죄의 25~30%를 차지했고, 프랑스에서는 40% 이상으로 나타났다. 주거침입 비중도 지난해 14%에서 올해 상반기 37%로 뛰었다.
범죄자들은 사이버 보안 기술이 강화되자 보유자를 직접 위협해 지갑 암호와 송금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다. 업계에서는 값싼 렌치로 사람을 공격해 암호를 알아내는 웹툰 ‘XKCD’의 풍자에서 유래한 ‘5달러 렌치 공격’으로 이를 부른다. 최근에는 배우자와 자녀, 가까운 지인을 납치해 인질로 삼는 수법까지 늘면서 공격 범위가 자산 보유자 주변으로 확대됐다.
개인정보 유출이 물리적 범행으로 이어진 정황도 확인됐다. 2024년 프랑스의 세무당국 공무원은 고액 가상자산 보유자의 이름과 주소, 자산 규모, 세금 정보가 담긴 기밀 자료를 빼내 범죄 조직에 판매한 혐의로 적발됐다. 범죄 조직은 이 명단을 토대로 피해자의 집을 찾아갔고, 올해 상반기 프랑스에서 공개된 폭력 사건은 30건에 달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고위험 대상자를 위한 신속 경보 체계와 특별 보호 대책 마련에 나섰다. 권준혁 체이널리시스코리아 지사장은 온체인 분석과 전통 수사 기법을 함께 활용할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