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인물 AI 성착취물도 처벌…입법 심사 착수
핵심 요약
AI로 만든 가상인물의 성적 영상물까지 처벌하는 개정안이 국회 세부 심사에 들어갔다. 제작·유통은 최대 징역 7년, 소지·구입·저장·시청은 최대 징역 3년의 처벌 대상이다. 법안은 실존 피해자를 특정하지 못해 처벌하기 어려웠던 법적 공백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존 인물이 등장하지 않더라도 인공지능으로 만든 가상인물의 성적 영상물을 형사처벌하는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의 세부 심사에 넘겨졌다.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과 같은 당 의원 9명이 발의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은 해당 영상물의 제작·유통뿐 아니라 소지와 시청까지 처벌 대상으로 규정했다.
개정안은 AI 등 기술을 이용해 실재 인물로 오인할 수 있는 가상인물이나 표현물을 성적으로 노골적인 형태로 제작·편집·합성·가공한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이를 배포·판매·대여·제공하거나 공개 전시한 사람에게도 같은 형량이 적용된다. 소지·구입·저장·시청 행위의 법정형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이다.
입법 배경에는 AI와 신기술을 활용한 성적 영상물의 확산과 디지털 성범죄 피해 증가가 있다. 신고된 디지털 성범죄는 2015년 9천385건에서 2024년 1만5천612건으로 9년 동안 66% 늘었다. 특히 딥페이크 성범죄는 2020년 전체 신고의 0.3%인 31건에서 2024년 550건으로 17배 넘게 증가했다. 발의 의원들은 실제 사람과 구별하기 어려운 가상 이미지를 누구나 만들 수 있게 된 기술 환경에서 성적 불쾌감이나 수치심을 일으키는 조작물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했다고 법안에 적시했다.
이번 개정안은 피해자가 실재하는지 확인되지 않는 AI 성적 영상물 사건에서 처벌이 어려웠던 법적 공백을 겨냥한다. 경기 고양시의 한 지방법원은 지난해 텔레그램 대화방에 AI로 생성한 나체 여성 이미지를 공유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변호인은 이미지 속 인물이 AI가 만든 가상인물이라고 주장했고, 법원은 실제 피해자의 존재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법안이 국회 심사를 통과하면 이처럼 실존 피해자를 특정하지 못한 경우에도 제작과 유통, 소비 행위를 처벌할 근거가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