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너지 항로 재편에 파나마 운하 비용 급등
핵심 요약
8월 파나마 운하 주요 갑문 통항권 낙찰가가 평균 11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6배 넘게 상승했다. 엘니뇨에 따른 수위 저하와 흘수 제한이 선박 적재량과 운송비 부담을 압박하고 있다.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미주산 제품 수요가 늘며 운하 이용 경쟁도 심해졌다.
파나마 운하의 통항권과 대형 갑문 이용 비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8월 주요 갑문 통항권 경매 낙찰가는 평균 110만 달러, 약 15억57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6배를 웃돌았다. 대형 선박이 지나는 갑문의 평균 이용 가격도 최근 250만 달러까지 올라 최고치를 새로 썼다.
비용 상승은 6월부터 엘니뇨가 심화하면서 운하 수위가 낮아진 시기와 맞물렸다. 운하로 유입되는 가툰 호수의 현재 수위는 1965∼2022년 평균을 밑돌며, 앞으로 몇 달간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나마 운하 관리청은 지난달 파나막스급 선박에 세 차례 최대 허용 흘수 제한을 적용했다. 흘수가 얕아지면 선박은 적재량을 줄여야 해 운송비 부담이 커지고 수로 입구의 대기 행렬도 길어질 수 있다.
엘니뇨는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면서 지역별로 가뭄과 폭염, 겨울철 기온 상승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올해에는 라인강과 다뉴브강 등 유럽 하천의 선박 운항에도 차질이 나타났다. 파나마 운하의 수위는 극심한 건조 현상을 겪은 2023년보다는 높지만, 예상 하락 속도가 당시보다 가팔라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2월 말 시작된 이란 전쟁도 운하의 교통 부담을 키웠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아시아 구매자들이 중동산 원유 대신 미국과 멕시코만 연안 제품의 구매를 늘리면서 파나마 운하를 이용하려는 선박 수요가 급증했다. 관리청은 이번 상승분이 자체 책정 요금이 아니라 일시적인 시장 변동성을 반영한 결과이며, 현재의 흘수 조정이 하루 통항 선박 수를 줄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위 등 여건이 달라지면 추가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