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덮친 경남에 전국 소방력 긴급 급수
핵심 요약
국가소방동원령으로 전국 물탱크차 200대와 소방대원 400명이 경남 가뭄 현장에 투입됐다. 경남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33.5%이며 밀양·거제·함안은 농업용수 가뭄 ‘심각’ 단계다. 소방차 급수가 논을 일시적으로 적시고 있지만 농민들은 비가 내려야 가뭄이 해소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극심한 가뭄으로 농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린 경남에 전국의 소방 물탱크차가 투입됐다. 소방청은 11일 오후 8시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16개 시도 소방본부 소속 물탱크차 200대와 소방대원 400명을 경남에 집결시켰다. 이들은 13일까지 밀양과 진주, 사천 등 14개 시군에서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를 공급한다. 가뭄 대응을 위한 국가소방동원령은 지난해 강원 강릉에 이어 두 번째다.
12일 오전 밀양시 부북면 청운리에서는 강원 홍천군에서 6시간을 달려온 6000L급 물탱크차가 마른 논에 물을 뿌렸다. 소방대원들은 벼가 쓰러지지 않도록 수압을 낮춰 작업했고, 밀양강과 농경지를 하루 5~6차례 오가며 물을 운반했다. 피해가 큰 밀양에는 물탱크차 40대가 배치됐다. 인근 운전리에서도 경기와 강원에서 온 차량 3대가 1320㎡ 규모 논에 급수했고, 경기 이천시의 1만2000L급 대형 차량도 작업에 참여했다.
경남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33.5%로 전국에서 가장 낮고, 평년 7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밀양과 거제, 함안은 농업용수 가뭄 단계 가운데 최고 수준인 ‘심각’에 들어갔다. 청운리 일대에 물을 대는 가산저수지의 저수율도 약 30%에 머물렀다. 평소 주 5회가량 공급되던 농업용수는 최근 주 2회로 줄었으며, 밀양강의 물을 끌어와 저수량을 보충하는 상황도 한계에 이르렀다는 우려가 나온다.
청운마을에서 9만9200㎡ 규모로 벼농사를 짓는 김태용 이장(64)은 아직 붉게 타거나 완전히 마른 벼는 많지 않지만 잎이 말리기 시작해 수확량 감소가 걱정된다고 밝혔다. 부북면 이통장협의회는 이날 오전 7시 운주암에서 비를 기원하는 제를 올렸다. 이기준 대전마을 이장(67)은 이틀에 한 번은 논에 물을 대야 하지만 현재 공급은 일주일에 두 번뿐이라며, 소방차 급수는 갈라진 논을 잠시 적시는 수준이어서 비가 내리지 않으면 근본적인 해갈이 어렵다고 말했다.